일본발 유동성 공급 강도 ‘약화’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에 새로운 총재가 임명되면서 유동성 효과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4일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총자산 규모가 증가한 중심에는 BOJ가 있다”며 “BOJ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금리조작(YCC) 고수를 위한 국채 매입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변동성에 대응하는 가운데 특히 BOJ가 채권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유입된 유동성은 일본 외 지역의 자산 가격 지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일본의 해외 증권투자금액의 12월 이후의 변화는 뚜렷하다. 11월까지 해외 순 증권투자금액은 마이너스(-)2조7000억 엔이었는데, BOJ가 국채금리 상한을 높이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채매입 금액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12월에는 -2262억 엔으로 그 폭이 축소됐고, 1월에는 3조2000억 엔을 기록했다.
12월 BOJ회의 이후 1월 회의에서 완화 기조를 확인하기 전까지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컸던 기간에 해외증권 순매입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을 총재로 임명하는 내용의 인사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우에다 후보는 4월 9일부터 신임 총재로 임명된다. 기존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는 대규모 금융완화에 기여했던 인사로 가장 ‘비둘기’에 가까운 후보였던 점을 감안, 우에다 후보가 처음 거론됐을 때는 금리가 오르고 엔화 강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황 연구원은 “일본 정부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인물로 우에다 후보를 지명했는데, 현지에서는 유연한 정책판단으로 점진적인 정책 정상화를 추진할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잠깐 변동성이 커졌던 금리는 어제까지 하락 추세가 이어졌고, 환율도 절하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언급한 BOJ의 자산 규모 변화가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일본 완화정책의 급격한 전환은 글로벌 자산 가격에 유의미한 부정적 요인”이라며 “밸류에이션 중심으로 증시가 반등했던 미국은 나스닥 중심으로 유동성 효과가 나타났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정책 전환은 최근 시장 추세에서 미국 증시에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일본 채권시장 안정은 오히려 일본발 유동성 공급 강도를 약화시키면서 1월 증시 모멘텀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번 총재 후보 임명은 미국 증시의 1월 추세가 2월에 이어지기 어렵고, 쉬어가는 구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