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봉
페이즈5의 시작을 알리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마블의 부활을 알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쎄다. 양자역학의 세계관과 스케일을 확장시켰지만, 멀티버스 세계관과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로키'의 시공간 이동이 곁들여지며 필요 이상으로 장황해졌다.
'앤트맨3'에서 전과자이자 이혼남이었던 스캇(폴 러드 분)은 어벤져스와 함께 지구를 구하면서 영웅이 됐다. 세상 사람들은 폴 러드를 응원하고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딸 캐시(캐서린 뉴튼 분)과 함께 호프(에반젤린 릴리 분), 그들의 부모인 재닛(미셸 파이퍼 분), 행크(마이클 더글라스 분)과 가족이 되는 기쁨도 누렸다.
이 평화로운 일상도 잠시 캐시와 호프, 행크가 양자 역학에 신호를 보내는 기계를 개발하면서 미지의 세계엔 양자 영역으로 빨려 들어간다. 30년 만에 양자 영역에 갇혀 있다가 살아돌아왔던 재닛은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지 않지만, 가족이 위기를 맞게 되면서 혼자 간직했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마블은 또 다른 미지의 세계와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조나 메이저스 분)을 등장시킨다.
캉은 시공간을 조절할 수 있으면서 시간 여행도 가능한 인물이다. 캉은 물리적인 힘에 의해 양자 영역 세계에 갇혀 있는 상태지만, 오히려 그 세계를 정복해 제국을 거느린다. 캉은 앤트맨과 더불어 재닛이 다시 양자 영역 세계 안으로 들어온 것을 알고 여길 빠져나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앤트맨은 이를 막기 위한 고군분투에 나선다.
몸의 크기를 조절하며 적들을 제압했던 앤트맨과 와스프는 이번 편에서도 활약한다. 아버지를 닮아 약자를 지나치지 못하면서 양자 영역에 관심을 보인 딸 캐시까지 힘을 보탠다. 캐시가 수트를 입고 페이즈5를 대표하는 새로운 10대 히어로로 데뷔한다.
'앤트맨3'는 스케일이 커진 만큼, 관객들에게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초반부터 1시간 동안을 할애했다. 재닛의 비밀이 밝혀지기까지 지루함을 견디는 건 관객의 몫이다. 새로운 세계는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분위기에 둘러싸여 있다. 브로콜리, 젤리 등 설명하기 난해한 비주얼의 생명체들도 대거 만들어냈다.
마블 측은 캉을 타노스보다 강한 빌런이라고 소개해왔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캉은 압도적이지도, 강해 보이지도 않는다. 캉은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어벤져스를 죽이면서 여기까지 왔는지 아냐"라고 일갈하는데, 쿠키를 본 후에야 향후 캉의 전지전능한 능력이 이해가 된다.
위트와 유머는 이전 시리즈보다 적어졌지만 '앤트맨'의 차별화된 매력인 가족애는 그대로 가져갔다. 스캇은 아버지로서, 영웅으로서 한 번 더 성장한다.
쿠키 영상은 2개다. 디즈니플러스 '로키'를 시청한 관객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15일 개봉. 1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