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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무게 속 매파적 태도로 ‘횡보’ 증시 부담되나


입력 2023.02.22 07:00 수정 2023.02.22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환율 우려 속 경기침체 고려한 동결 전망 대다수

“우호적 액션 뒤 매파 발언으로 기대감 누를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열린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주식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긴축 장기화 우려로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금통위 결과가 증시 방향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파적인 태도로 시장의 경계감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증시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23일 2월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해 8회 연속 금리 인상을 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시장은 대체로 2월 동결에 베팅해왔지만 최근 미국의 물가 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점은 변수로 지목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한·미 양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로 한국과의 금리차가 1.25%포인트(p) 벌어져 있다. 만약 미국이 금리를 5.25~5.5%까지 올린다면 한·미 금리 격차는 2%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는 달러 가치를 더 높여 외국인들의 자본 유출 가능성을 높인다.


이미 미국의 긴축 우려로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급등한 상태다. 전날에는 1300원 턱밑인 1295.9원에 마감했지만 지난 17일 장중 13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아직 국내 물가 오름세가 가파른 것도 금리 동결 결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환율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와 서민의 이자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면 예상된 행보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동결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재료로 인식될 수 있다.


다만 한은이 인상 사이클 마무리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으로 기대감을 누를 것이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완화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물가에 대한 우려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임채균 KB증권 연구원은 “액션이 완화적인 만큼 발언은 매파적일 것”이라며 “한은의 금리 동결이 완화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발언까지 완화적으로 돌아선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상승 랠리를 펼치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답답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터라 이번 금통위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인 21일 2458.96으로 장을 마감하며 이달 들어 1.40%(지난달 31일 종가 2425.08)오르는 데 그쳤다. 1월 코스피 상승률이 8.44%(2236.40→2425.08)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름세가 상당히 약해졌다.


시장이 방향성을 잃은 상황에서 연내 인하 기대감이 후퇴할 경우 횡보 장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그간의 통화 정책 효과가 하반기에는 경기 하강으로 나타나 재차 인하 기대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중 물가 하락 속도를 확인하는 구간에서 미국을 비롯해 한은도 섣불리 비둘기(통화 완화)를 보이긴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다만 하반기 말에는 경기 하강 사이클과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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