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월드컵서 멀티골로 한국 울렸던 클린스만 감독 성공 여부 관심
한국에 5-0 아픔 안겼던 히딩크 감독, 2002 월드컵서 4강 신화 주역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견인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뒤를 이어 후임 사령탑으로 낙점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첫 만남은 한국에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한국 축구와 클린스만 감독의 첫 만남은 1994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 월드컵에서 성사됐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상대했는데 이 경기서 클린스만 감독에게 멀티 골을 허용하며 2-3으로 패했다.
당시 독일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12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37분 멀티 골을 완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한국은 후반에 황선홍과 홍명보의 만회골로 한 골 차까지 추격했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9년 전 한국에 아픔을 안겼던 클린스만 감독이 이제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한국 축구와 악연으로 시작해 인연을 맺게 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과 조별리그서 격돌해 5-0 승리로 아픔을 안긴 바 있다. 조별리그 1차전 멕시코전 역전패에 이어 네덜란드에 대패를 당하자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차범근 감독이 중도에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국 축구와 악연으로 시작했던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4강 신화를 이뤄내며 국민적 영웅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도 히딩크 감독에 버금가는 업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타깝게도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가뜩이나 그의 전술적 역량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에서 마이클 뮐러 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배경으로 전술적인 역량보다 인간적인 면모가 끌렸다고 답하는 등 취임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역대 성공한 외국인 사령탑들을 보면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기 잇따른 대패로 ‘오대영’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벤투 감독도 선임 당시에는 중국 충칭에서 부임 7개월 만에 성적부진으로 경질되는 등 부정적 여론이 더 많았다.
벤투 감독의 성공에서 볼 수 있듯이 클린스만 감독도 역량을 발휘할 때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줄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