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통계청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공동 조사…학생 7만4000명 대상
2022년 학생 수, 전년보다 0.9% 줄었지만…사교육비는 2조6000억원(10.8%) 늘어
사교육 참여율도 78.3%로 2021년 대비 2.8% 올라…역대 최고치 갱신
사교육비 증가폭, 초등학생이 13.4%로 가장 가팔라…자녀 학습결손 우려 등 반영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이른바 '코로나 세대' 자녀의 학습 결손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가 집계 이래 최고치인 26조원을 기록했다. 사교육비 증가폭은 특히 중·고등학생보다는 초등학생, 영어·수학보다는 국어과목에서 가팔랐다.
8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에 재학중인 학생 7만4000명가량을 대상으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비는 초·중·고교생이 학교 정규교육과정 외에 사적 수요에 따라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학원비·과외비·인터넷강의비 등만 포함됐다. EBS교재비와 어학연수비 등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조사에 따르면 1년 사이 학생 수는 0.9% 줄었는데도(532만명→528만명)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원으로, 2021년(23조4000억원)보다 10.8%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78.3%로 2021년(75.5%) 대비 2.8%포인트 올라 최고치를 갱신했고,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도 7.2시간으로 0.5시간 증가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 포함)을 놓고 보면 41만원이었는데, 이 역시 1년 사이 11.8% 늘어난 수치였다.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만 놓고 보면 52만4000원으로 7.9%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2020년에는 67.1%로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에 감염 우려가 크고 방역기준이 엄격했기 때문에 학원 등에 학생들을 잘 보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등교가 정상화된 2021년에는 사교육 참여율이 75.5%로 크게 뛰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74.8%를 넘어선 것이다. 이같은 사교육 참여율의 상승세는 지난해까지도 이어졌다.
사교육비 액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등학생이 제일 컸지만, 증가폭은 초등학생이 가장 가팔랐다. 전체 학생을 놓고 보면 초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37만2000원이다. 전년 대비 13.4%(4만4000원) 높아졌다. 중학생은 43만8000원으로 11.8%(4만6000원), 고등학생은 46만원으로 9.7%(4만1000원) 올랐다.
사교육 참여학생의 경우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은 월평균 43만7000원(3만7000원, 9.2%↑) ▲중학생은 57만5000원(3만9000원, 7.4%↑) ▲고등학생은 69만7000원(4만8000원, 7.3%↑)을 지출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초등학생의 사교육이 가장 많이 위축됐었는데 방역기조가 완화되면서 사교육 참여 회복세가 이어진 것은 물론, 자녀의 학습결손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비 지출액을 과목별로 보면 전체 학생 기준, 영어가 12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수학 11만6000원, 국어 3만4000원 순이었다. 하지만 증가율은 국어가 13.0%로 가장 높았고, 영어(10.2%), 수학(9.7%), 사회·과학(9.5%)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사교육비 증가폭이 국어 과목에서 두드러진 것은 코로나19 시기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 결손과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언어발달 저하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학습 결손 등 우려를 사교육으로 만회하려는 학부모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코로나 기간 초등학생의 경우 언어 습득, 글을 읽는 문해력(이 영향을 받아), 짧은 글을 쓰게 되고 (대면수업) 공백기간 동안 결손에 대한 보충 수요가 학부모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