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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반도체·배터리 '뚝심'…올해도 인력·투자 '드라이브'


입력 2023.03.09 11:31 수정 2023.03.09 11:31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지난해 시설투자 53조 중 90%가 반도체

R&D 투자 24조…파운드리 GAA 3나노 성과

삼성SDI도 설비투자·R&D에 兆 단위 투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 등 경영진과 만나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 등을 살펴봤다.ⓒ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반도체,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시설 투자 확대와 더불어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초격차 기술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도 관련 투자와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전체 시설투자규모는 53조1153억원으로 전년(2021년) 48조222억원과 견줘 10.1% 늘었다. 2020년 투자 규모가 38조4969억원임을 감안하면 2년 새 38%(14조6184억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중 반도체 투자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는 47조8717억원으로 전체의 약 90.1%를 차지했다. 2021년(43조5670억원·90.3%)과 2020년(32조8915억원·85.4%)과 비교하면 투자 금액과 비중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S 부문 및 SDC(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첨단공정 증설·전환과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53조1000억원의 시설투자가 이뤄졌다"면서 "올해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차세대 기술 경쟁력 확보 및 미래 수요 대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며, 내실 성장을 위한 투자 효율성 제고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D(연구개발)에서도 반도체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24조9192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년도 비용인 22조4017억원을 2조5000억원 가량 웃돈다.


투자한 만큼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LPDDR5X D램을 개발했으며, 엑시노스(삼성전자의 모바일 AP)에서는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을 출시했다.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 성공을 알리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다운턴(하강 국면)을 기회로 삼아 차세대 기술 발굴에 주력, 사업구조 강화 및 체질 전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3나노 2세대 제품 적기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4나노 2·3세대의 안정적인 수율 확보로 올 상반기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세대 기술 개발은 역량을 갖춘 인재가 수반돼야 가능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1404명으로 1년 새 7919명 늘었다. 이중 반도체 임직원 수는 7104명 증가한 7만1006명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인력을 중심으로 회사 규모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배터리에서도 시설투자와 인력 확충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SDI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시설투자금액 2조6288억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 금액은 2조5949억원으로 대부분(98.7%)을 차지했다.


가파른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발맞춰 삼성SDI는 BMW그룹, 스텔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들과 손 잡는 한편 수 조원대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등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배터리 시장은 1590억 달러(약 210조원) 규모로 전년 보다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PRiMX 배터리ⓒ삼성SDI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면서 배터리사들의 신·증설도 가팔라지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신규 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해 총 1조6313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단위 시설투자와 더불어 시장 우위를 위한 기술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R&D비용은 1조763억원으로 전년 8776억원에서 22.6% 늘렸다. 대대적인 R&D 투자로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고용량·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개발을 정조준하고 있다.


임직원 수도 2021년 1만1315명에서 지난해 1만1935명으로 620명 늘었다. 이 기간 배터리 사업에 해당하는 에너지 사업부 인력은 604명 증가해 대부분 배터리 관련 인재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에도 삼성의 배터리·반도체 투자 및 인력 확충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에도 기술 차별화 및 원가 경쟁력 우위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 차원에서 시설투자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시설 투자를 위한 것으로, 역대급 투자로 미래 대비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기흥·화성·평택 등 국내 반도체 사업장 투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투자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주요 경쟁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 확충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 계획 아래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고 있다. 일본은 신설 기업 라피더스를 통해 2027년 2나노 이하 제품 국산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삼성전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패권 다툼이 격화되면서 삼성은 초격차 기술 개발과 제조 공정 능력, 인재 영입·육성 등의 과제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 출신 엔지니어인 린준청을 DS 부문 어드밴스드패키징(AVP)팀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애플 출신의 김우평 부사장을 미국 패키징솔루션센터장으로 선임하는 등 인재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배터리 시장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치열한 상황으로 올해에도 투자·인력 확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완성차들과의 탄탄한 협업을 위해서는 배터리 제조 역량과 더불어 차세대 기술을 전제로 하는 만큼 R&D 경쟁은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경쟁력 제고와 신시장 및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소재의 성능 향상과 고용량 신규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화학 메커니즘 해석 및 분석 고도화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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