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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미사일 은밀하게 여러발'…軍 탐지에 '혼선'


입력 2023.03.10 10:54 수정 2023.03.10 10:5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자의적 핵사용 거듭 공언

"적들의 책동, 선정한 한계

넘는 순간 언제든 중대사명 결행"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 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를 현지지도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서며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사용이 가능하다'는 핵독트린을 재확인했다.


한국 비행장을 겨냥한 '습격훈련'을 직접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철저히 억제해야 한다"면서도 "전쟁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전략적 2대 임무수행에서 최대의 완벽을 기할 수 있게 엄격히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3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대남 핵공격 역량을 거듭 과시한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 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를 현지지도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서부 전선 방면의 적 작전비행장을 담당하고 있는 군부대 관하 제8화력습격중대의 실전 대응태세를 판정·검열했다"며 "적들의 그 어떤 군사적 준동도 일거에 제압할 수 있는 확실하고 면밀한 임전태세에서 타격임무 수행능력을 연마해온 화력습격중대는 적 작전비행장의 주요 요소를 가상해 설정된 조선 서해상의 목표 수역에 위력적인 일제 사격을 가함으로써 자기들의 실전 대응능력을 자신감 있게 과시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과거 1발씩 발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6개의 이동식발사대(TEL)를 동원해 동시에 6발을 발사했다. 각 TEL마다 4발씩 탑재가 가능한 만큼 한 장소에서 총 24발의 전술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셈이다.


앞서 우리 군은 전날 오후 7시45분께 최초 공지에서 "오후 6시20분께 북한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은 이후 공지에서 "실시간 항적을 탐지했다"며 "탐지한 시간이 매우 짧아 추가 분석이 필요한 항적이어서 (실시간) 공지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탐지 실패'가 아니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최초 공지 2시간 반가량 뒤에 "북한이 같은 지역에서 수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초 탐지 및 분석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 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를 현지지도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무엇보다 이번 발사는 '섬'이나 다름없는 외진 곳으로 TEL을 끌고 가 진행됐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TEL 1대가 간신히 지날법한 좁은 진창길을 TEL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술핵미사일을 은밀한 장소에서 여러 발 발사했다는 점을 에둘러 과시한 셈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화력습격구분대들이 각이한 정황을 조성하고 여러 가지 실전 가상훈련들을 다각적으로 부단히 강화해나감으로써 첫째로 전쟁을 억제하고, 둘째로 전쟁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한 전략적 2대 임무수행에서 최대의 완벽을 기할 수 있게 엄격히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법제화한 핵독트린에서 핵무기의 '첫째 사명'은 전쟁 억제라면서도 '불가피한 상황' 등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사용이 가능하다는 '둘째 사명'을 명시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통신은 "부대 안의 전체 전투원들은 강력한 실전태세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우리 국가의 자주권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하는 적들의 책동이 우리가 선정한 한계를 넘는 순간 그 언제든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결행할 의지로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중대한 사명'으로 표현된 핵사용 조건의 '한계(기준점)'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불확실성에 기댄 핵위협을 노골화한 셈이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는 딸 김주애가 동행했다.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국방력 강화' 노선이 미래세대 안위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김주애를 내세워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 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를 현지지도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이날 훈련 참관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서부 전선의 중요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를 현지지도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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