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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가 해악"…국민의힘, '이재명 사퇴' 십자포화


입력 2023.03.11 00:30 수정 2023.03.11 00:3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김기현 "李 주변에 죽음 그림자 짙어…책임감 느껴야"

권성동 "李, 죽음을 자기방탄에 악용…정치 그만둬야"

박대출 "의문사 진상규명위라도 설치해야 답할 건가"

이재명은 '묵묵부답'…조문 후 '유서' 관련 답변 없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된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고(故) 전모 씨가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면서다. 벌써 이 대표와 관련한 인물의 죽음이 다섯 번째에 이르는 만큼 국민의힘은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 물러나 죗값을 치르라는 메시지를 내며 이 대표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소형원자로(SMR)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간접살인'에 책임지라고 했더니 이재명 후보 측에서 저를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한 적이 있지만, 그런 형태로 대처할 게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께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1야당 대표 주변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현안"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대선 국면이던 지난해 1월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최초 제기했던 이모씨가 숨진 사실이 알려지자 "이재명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이 한달 새 3명이나 사망했다. 연쇄 간접 살인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존재 자체가 해악이며 비극이다.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며 높은 수위의 비판을 가했다. 권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전 전 비서실장의 사망 사실을 언급하며 "오늘 이 대표는 '수사 광기', '미친 칼질'을 운운하며 검찰을 비난했다. '억울한 죽음 두고 정치 도구 활용 말라'고도 했다"며 "측근의 죽음을 악용했던 당사자는 이 대표 본인이다. 고 김문기 씨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고 유한기 씨에 대해서는 '어쨌든 뭐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그야말로 기괴한 도덕성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말처럼 수사가 원인이라면, 그 수사의 원인은 무엇이냐. 바로 이 대표 자신이 아닌가. 지금 이 대표는 거짓말조차 자승자박을 당하고 있다"며 "(이 대표는) 죽음을 자기 방탄의 재료로써 맘대로 악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는 물론,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와 권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이처럼 수위 높은 비판을 꺼낸 이유는 지난 9일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전 전 비서실장의 유서에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표현이 현재 이 대표 등과 관련된 각종 의혹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면서 비판 행렬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7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관련한 유서를 남기고 숨진 국정원 직원의 유서와 관련해 "아무리 봐도 유서 같지가 않네"라며 "내국인 사찰을 안 했으면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자살하나요?"라는 반응을 게재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발언이 담긴 이 대표의 당시 트위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자살하나요?'는 이 대표의 말이다. (숨진) 5명은 무슨 잘못을 했나. 공통점은 이 대표와 엮였다는 것뿐"이라며 "이 대표가 8년 전 자신의 물음에 답할 때가 됐다. 의문사 진상규명위라도 설치해야 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 같은 비판에 이 대표는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고(故) 전 전 비서실장의 사망 사실이 알려졌던 10일 오전에 이 대표는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라고 말하며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서 내용이 공개된 이후 이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고 전 전 비서실장의 조문을 위해 이날 오후 예정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2시50분쯤 빈소에 도착해 7시간 가까이 기다려 조문을 마친 뒤에도 유서와 관련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유서에 이 대표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이 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런 거 없다"면서 "유족들과의 대화에서도 유서 얘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인물의 죽음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21년 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인 이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7월에는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의혹 관련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숨졌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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