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투수들의 연봉 총합 67억 2200만원
FA 등 장기 계약 맺은 초고액 투수들만 5명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2차전 일본과의 경기서 4-13 대패했다.
전날 호주전에 이어 2패를 기록한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WBC 본선 1라운드는 상위 2개팀만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현재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이 2전 전승을 거둔 가운데 호주와 체코가 1승, 한국과 중국이 2패를 기록 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의 4전 전승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2승 2패가 되지만 1승을 얻은 호주와 체코 중 한 팀이 3승을 거둔다면 대표팀의 탈락이 확정된다.
2연패의 원흉은 역시나 투수진이다.
지난 9일 호주전 선발로 나섰던 고영표가 4.1이닝 2실점으로 5회를 버티지 못한 가운데 한일전 선발 투수였던 김광현은 3회에 무너지며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WBC는 투구 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구원진에 선발급 자원들을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이강철호는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한 양현종, 구창모, 박세웅, 원태인, 소형준 등을 발탁해 롱 릴리프 역할을 맡겼으나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 큰 충격은 이들의 몸값이다.
천문학적인 연봉과 계약을 맺은 투수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2023 시즌 기준으로 연봉이 가장 높은 투수는 박세웅. 지난 겨울 소속팀 롯데와 5년간 90억원의 장기 계약을 맺은 박세웅은 올 시즌 15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박세웅은 이번 한일전 경기 막판 투입돼 1.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박세웅을 제외하면 모두 ‘돈이 아깝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연봉 10억원의 김광현(4년 151억원)은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제대로 공략 당했고 132억원(+1년)의 사나이 구창모는 0.1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KIA와 4년간 103억원의 계약을 맺은 베테랑 양현종은 호주전에서 아웃 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총 15명이 선발된 투수진의 올 시즌 연봉 총합은 67억 2200만원이며 평균 연봉은 4억 4813만원에 이른다. 장기 계약 액수까지 감안하면 530억 2200만원이며 이들이 2경기서 합작한 결과는 17이닝 23피안타 21실점 14볼넷 17탈삼진이라는 참담한 성적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