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첫 현장 최고위원회 전주서 개최
이재명에 냉랭한 호남 민심 파고들기
재보선 지원 및 총선 중도층 견인 포석
"방탄 민주당, DJ 하늘에서 탄식할 것"
국민의힘이 23일 전북 전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서진의 신호탄을 쐈다. 내달 5일 실시되는 전북 전주을 재선거에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를 지원하는 동시에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을 견인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장 호남지역에 깃발을 꽂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호남을 공략함으로써 수도권 표심 등 전체 총선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국민의힘은 판단하고 있다.
현장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 나선 김기현 대표는 "신임 지도부와 함께 전주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당의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라며 "국민의힘이 그동안 보여왔던 호남에 대한 마음과 애정, 진심은 변함이 없고 오히려 더 강화돼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약한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상직 전 의원을 지목하고 공세를 강화했다. 이 전 의원은 임기 초부터 '이스타항공 채용 부정 의혹' 사법 리스크로 의정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결국 실형을 선고받으며 지역에 피해를 줬다는 지적을 받는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한 호남지역의 민심도 곱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지지율 전국 평균(33%)에 비해 높았지만, 전통의 텃밭임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특히 이는 호남지역의 무당층(39%)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지난 대선 전후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이 70% 안팎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각종 범죄 전과가 있는 부도덕한 정치인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바람에 공직자의 도덕성 기준이 땅에 떨어졌다"며 "이제는 제1야당 대표가 수천억대 배임 등으로 기소돼 매주 법정을 들락거려야 할 상황에 놓였으니 정치인 사법리스크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당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 대표 방탄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며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인데, 이 대표만을 위한 정치에 전념하는 민주당 작금의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인 호남 민심에도 어긋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탄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방탄 국회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대선 때 공약한 불체포특권 내려놓기 약속을 어겼지만 국민의힘은 다르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처럼 내로남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특권으로 방탄조끼를 입은 이재명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 차원에서 디지털 플랫폼 중심도시 등 공약과 함께 호남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후 5.18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사죄하고 호남의 민주화 정신을 칭송하며 서진의 토대가 마련된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18의 헌법전문 수록에 반대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의 민심은 좋지 않은 상태다. 이를 감안한 듯 이날 전주 현장 회의에 김재원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일회성 이벤트 아니라 그동안 소외됐던 전북 지역, 특히 전주에 대한 애정을 앞으로 확실하게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라며 "미래통합당 시절 당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참배한 마음, 또 윤 대통령이 취임 첫해 국회의원 100여 명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것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불참에 대해서는 "어떤 사정으로 불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최고위원이 (5.18 발언 관련)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김 최고위원이 나름대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