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9일미국을 경유하는 중미 2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에 중국은 차이 총통이 미국에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경우 "결연한 반격"을 경고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정오 '민주의 파트너, 공영(共榮)의 여행'이라는 테마로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출발해 9박10일 일정의 중미 순방을 시작했다.
그는 출국에 앞서 공항에서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대만의 의지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며, 이번 순방을 통해 대만은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킬 것이란 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부의 압력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대만의 의지를 막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냉정하고 자신감이 있으며, 굴복하지도, 도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미국 뉴욕에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쯤 도착할 예정이다. 30일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는 글로벌리더십상을 받는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등이 이 상을 받은 적 있다.
그는 4월 1일부터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차례로 방문한 후 5일 미국 LA에 도착한다. 1일 과테말라에 도착해 알레한드로 히아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3일 벨리즈로 이동한다. 4일 딘 배로 벨리즈 총리와 회담 및 의회 연설 등 일정을 소화한다.
차이 총통은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경유하면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하고,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 총통 회담에는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이 배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순방은 최근 중미 국가 온두라스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는 등 자국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다피드 펠 영국 소아스(SOAS) 대학 대만연구센터 소장은 "차이 총통은 대만이 수교국은 잃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주펑롄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차이 총통이 매카시 하원의장과 접촉한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훼손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도발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반드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