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명백한 허위정보"…
문건 "러 정보 당국자들 UAE 협력설득 성공"
"이집트, 러에 로켓탄 4만발 몰래 공급 계획"
이집트 "우크라戰 개입 안해…거리두기 고수"
미국 정부에서 유출된 기밀 문건에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집트와 UAE는 강력히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AE 관리들은 11일(현지시간) UAE가 미국과 영국이 아닌 러시아 정보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에 대해 "명백한 허위 정보"라고 부인했다.
UAE는 경제, 외교, 안보 측면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또 러시아와도 친선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는 특정 편에 서는 것을 피해 왔다. 특히 UAE 관리들은 자국을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중립적인 중재국으로 묘사해오기도 했다.
앞서 AP통신은 통신 감청 정보를 담은 기밀문서에 지난 1월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이 UAE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랑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서는 "UAE는 아마도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관계를 양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정보 파트너십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AP는 문서가 최근 몇 년 간 미 정보 당국자들이 UAE와 러시아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우크라이나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 사이의 연결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당국도 러시아에 이집트가 은밀히 포탄과 탄약 공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는 기밀문서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집트는 미국에게 안보 원조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제공 받아온 오랜 미국의 협력국이기도 하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위기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양극 모두에게 동등한 거리를 유지하기로 한 입장을 고수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전날 입수한 기밀 문건 중 하나인 지난 2월 17일자 1급 비밀 문서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러시아로 운송할 로켓포를 최대 4만개 생산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서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은 서방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생산과 선적 과정을 비밀에 부치고 공장 근로자들에게는 해당 로켓포가 이집트군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살라 알딘'이라는 인물에게 당부했다고 한다. WP는 엘시시 대통령이 대화한 상대방은 이집트 정부의 군사물자 생산 담당인 모하메드 살라 알딘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이 이집트와 정기적으로 대화를 이어왔으며 이집트가 러시아에 로켓포를 공급하는 계획이 실행됐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유언비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출된 문건에 나온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해 이란,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 캐나다, 헝가리, 아이티, 한국 등 다양하다. 여기에 미국이 유엔 사무총장(UNSG), 유엔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 수장들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첩보 활동을 벌였음을 보여주는 정보도 포함됐다.
미 정부 관리들은 최근 동맹국에 대한 도·감청 정보까지 담긴 기밀 문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일부 문건은 조작, 날조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