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적용 北 신형ICBM
"발사 징후 포착·경보 능력에 영향"
美 본토 방어 위한
요격미사일 확충 필요성 제기돼
미국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비행능력을 공식 인정하는 한편, '북한의 핵공격 시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18일(현지시각)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이 "서울, 도쿄, 워싱턴D.C. 등을 넘어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갖췄다"며 "(주한미군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발언은 미사일 사거리에 대한 평가로, 실질적 미 본토 타격 능력과는 별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4월 '북한의 핵탄두 탑재 ICBM이 미 본토 목표물을 원하는 대로 타격할 능력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북한이 최근 고체엔진을 적용한 신형 ICBM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선 "(발사) 징후 포착 및 경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체엔진 특성상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이동식발사대(TEL)까지 활용할 경우, 사전 동향 파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러캐머라 사령관은 '미사일 발사 징후 탐지 및 관련 경보 발령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北, 핵공격시 김정은 정권 종말'
한미 국방장관 공동선언 재확인
미국은 한국 등 동맹에 대한 확장억지 공약의 신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존 힐 미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미 하원 군사위의 전략군 소위원회 미사일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핵 보복과 전략 억제 부분이 같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건 진심(It's real)"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 공동선언에도 포함된 '북한의 핵공격시 김정은 정권 종말' 입장을 거듭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해당 청문회에선 북한 ICBM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역량이 한계치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세스 몰턴 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지난 2월 열병식에서 ICBM(화성-17형) 11개를 선보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군의 본토 미사일 방어 교리를 언급했다.
미국이 지상 발사형 중간비행단계 방어(GMD·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교리에 따라 ICBM 1개당 4∼5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게 돼 있는 만큼, 현재 보유한 요격미사일 44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몰턴 의원은 "현재 요격미사일 44개를 보유하고 있으니 (ICBM) 11개 곱하기 4"라며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단 1개만 더 확보하면 요격미사일이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관련 우려 등을 감안해 미국 군 당국은 '보완책'을 마련해 둔 상태다. 44개의 요격미사일 수명을 연장하고 20개의 차세대 요격미사일(NGI·Next Generation Interceptor)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부차관보와 동명이인인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제한적이지만 발전하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 GMD 체계를 2030년 이후에도 운영할 수 있도록 수명 연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NGI는 늦어도 2028년까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