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실적 개선 대비 주가 반영 효과 미미
7·8월 성수기 앞두고 이뤄져 기대감 ‘업’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엔데믹(endemic·풍토병화)'을 선언하면서 대표적인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관련주로 꼽히는 항공·여행주들이 본격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수요 회복에도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이번 선언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과 주가 동반 상승이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종가가 2만2800원으로 지난달(2만3200원·3월31일 종가) 이후 1.72% 하락하는 등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같은기간 아시아나항공도 5.07%(1만3810→1만3110원) 하락했고 제주항공(-11.39%·1만4000원), 진에어(-10.03%·1만5510원), 에어부산(-17.06%·3305원), 티웨이항공(-14.78%·3055원)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최근 주가도 줄줄이 내림세다.
이 기간 중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2476.86→2491.00)한 것을 감안하면 항공주의 부진은 두드러진다. 코로나19 확산세 완화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대감이 컸던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특히 주가가 실적에 선행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말부터 속속 발표된 1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돼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화물 수요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감소한 두 대형항공사는 그렇다쳐도 단거리 여객 수요 확대라는 호재로 실적이 개선된 LCC들의 주가도 하락했고 오히려 낙폭은 대형항공사보다 더 컸다는 점은 더욱 주목되는 대목이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707억원과 4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과 함께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이같은 양상은 여행주들도 비슷한다. 하나투어·참좋은여행·모두투어·노랑풍선 등은 실적은 개선됐지만 주가는 이를 받쳐주지 못했다.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실적으로 매출 830억원과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을 이뤘고 참좋은여행(매출 146억원·영업이익 18억원)도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기저효과가 작용하긴 했지만 급증하며 양적질적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하지만 주가는 맥을 못 췄다. 하나투어(5만6100원)는 지난달 이후 주가가 8.03% 하락했고 같은기간 참좋은여행(9950원)도 3.96% 떨어졌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이지만 호 성적이 예고된 모두투어(1만7090원)와 노랑풍선(7510원)도 주가는 각각 7.37%와 9.63% 하락하며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교차하면서 이들 종목들의 주가가 등락해 온 점이 최근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7~8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뤄진 정부의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인한 수요 급증 효과가 실적과 주가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내달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확진자에게 적용돼 온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전환되고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권고도 해제된다. 또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이외 모든 장소에서의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시장에서는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보다 성수기인 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 큰 상황이어서 주가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감이 더욱 커질수록 주가 회복세가 더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항공주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4월은 본디 여객, 화물 모두 전통적 비수기로 지난달에는 여객 증가세가 약해졌고 화물은 전년동월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 노선 수송객 수도 꾸준히 올라오는 중으로 4월부터 대한항공도 해당 노선의 본격 증편이 이뤄졌다”며 “공급 증가 이상의 모객 증가가 나타나고 있어 3분기에는 대형 항공사 여객 실적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