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2년 전 G7서 한미일 3국 회담 못해
"文, 스가에게 다가가 아주 짧은 인사"
반면 尹, 한미일 삼각공조 정점에 올라
"문재인 '아싸외교' 처참한 실패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외교 성과를 애써 "들러리 외교"라며 깎아내리고 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정상외교 때마다 '호갱' '퍼주기' 등의 프레임을 부각하는 건 대통령 부정평가가 외교 사안에서 비롯된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년 전 G7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일·한미일 정상회담조차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22일 윤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대해 '들러리 외교'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심리적 정신승리가 대단하다. 이러니 웃기지도 않는 'G8' 운운하는 것"이라며 "G7은 들어봤어도 G8은 또 뭔가. G7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 공동성명서도 빠졌다. 한국만 들러리, 공범이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한 것에 대해 "왜 일본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들러리를 또 서나. 노무현 대통령의 반의 반의 반의 반이라도 닮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윤 대통령 방일 외교에 대해 국민의힘이 '심리적 G8 반열에 올랐다'는 논평을 낸 것을 거론하며 "국민들 복장 터지는 소리는 그만하라"며 "'심리적 푸들 외교'의 전형이며 한심한 자화자찬"이라고 비꼬았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G7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폼만 잡은 외교였다고 본다"며 "이런 푸들 외교 같은 경우는 사실 꼬리만 흔들어서는 반 잔의 물컵을 채울 수가 없다. 원폭 피해자 위령비 방문이 의미가 있으려면,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뒤따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전날 강선우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서도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다자외교 무대에 존재감을 부각하기는커녕 '엑스트라'로 전락하고 말았다"면서 "이번 다자외교 무대는 '퍼주기 외교'를 넘어 '들러리 외교'다. 한미일의 긴밀한 움직임이 동북아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시그널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러한 비판과는 달리, 윤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국·일본과의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며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미일 삼각 공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워싱턴DC로 초청하면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년 전 문 전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은 물론 한미일 3자 회담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과 비교되고 있다. 당시 한일 정상 간 만남은 문 전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당시 일본 총리가 만찬장에서 1분 간 대화한 게 전부였고, 이마저도 다자회의에서 흔히 이뤄지는 관례적 인사였다.
당시 청와대는 두 정상의 1분 만남에 대해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으나, 일본 측은 "문 전 대통령이 스가 전 총리에게 다가와 아주 짧은 시간 간단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심지어 정부가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 위상' 홍보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문 전 대통령을 잘 보이게 하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삭제했다가 '외교 결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원본사진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과 지지율 반등을 위해 '억지 비판'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렇게 정상화되는 한일·한미일 관계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다급한지 대통령의 외교행보를 두고 비난에 혈안"이라며 "민주당은 진실과는 상관없이 믿고 싶은대로 믿는 사이비 종교같은 구태를 아직도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2%p 오른 39.0%다. 긍정평가는 미국 국빈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달 말부터 4주 연속 상승세로, 최근 4주간 총 6.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김남국 코인' 사태 등으로 한 주 만에 지지율이 4.6%p 하락한 42.4%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은 쉴틈 없이 세계 각국 정상을 만나 국익을 증대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민주당은 '엑스트라' '들러리' 등 온갖 자극적 용어를 동원해 성과를 폄훼했다"며 "자해를 넘어 자폭 수준의 국익 훼손"이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장예찬 최고위원은 문 전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 당시를 가리켜 "윤 대통령은 이번 G7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성사는 물론이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시 워싱턴 초대를 받았다"며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전자를 자처했지만 졸음운전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의 '아싸외교'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윤 대통령은 미국 등 선진국과 연대하며 '인싸외교'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