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젊은 세대가 주류되고
'내부 문제'로 경제난 발생
이란 믿음 체계 강해지면
北 개혁의 초석될 수도"
북한 MZ(청년)세대의 사상 이완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각종 법까지 제정해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대북 정보 유입과 북한 청년세대의 '상승작용'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 청년세대가 외부 정보를 꾸준히 접하며 사회 주류로 자리 잡을 경우, 북한 개혁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반도평화연구원장인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24일 연구원이 '김정은 체제와 북한경제 변화'를 주제로 서울 광화문 한 빌딩에서 개최한 포럼에서 "외부 정보가 들어감에 따라 북한 주민 인식이 변하는 것 같은 실마리가 분명히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10년간 이어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의식조사를 조 교수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문화를 자주 접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 교수는 "외부 정보, 한국 문화 접촉이 북한 주민 인식 변화에 기여하는 것 같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진짜 개혁이 이뤄지기 위해선 '나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다'는 걸 고백해야 한다"며 '문제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믿음 체계'와 연관된 변수를 확인하기 위해 통계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내부 요인' 탓에 경제난이 불거졌다고 답한 이들의 성향을 살펴봤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젊은 세대들은 북한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문화와 접촉한 사람들도 북한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와 '한국 문화 접촉자'는 △자연재해, 미국 등 '외부 요인' 대신 △관료주의, 지도자 역량 등 '내부 요인'을 경제난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북한 노령(기성) 세대가 은퇴하고 젊은 세대가 들어오는 가운데 '북한 경제가 잘 안되는 이유는 내부 문제 때문'이라는 믿음 체계가 강해지면, 결국 이것이 북한 내 개혁을 위한 하나의 초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산(恒産), 즉 "먹고사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개념에 동의한다"며 "장기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스스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경우,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굳이 충성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이뤄지면 거시적인 정치의식의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 '내부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을 폭넓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규빈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조 교수가 "궁극적으로 북한 개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연결(분석)을 했다"며 "이렇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북한이라는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여러 가지 검토가 추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