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발사장서 이동식 건물 이동
반면 실패한 1차 발사 이뤄졌던
신규 발사장은 '잠잠'한 모양새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빠른 기간 내에 재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
재발사의 구체적 시점 및 장소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동향을 들여다보는 국제사회 움직임도 분주한 모양새다.
미국 민간 위성사진 서비스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3일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서해위성발사장 기존 발사대와 연관된 이동식 건물이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가로 세로 기준 '30m x 20m' 크기의 이동식 건물이 발사대를 뜻하는 '갠트리 타워'와 로켓 추진체 조립 장소인 '주처리 건물'을 잇는 140m가량의 선로 위를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이동식 건물은 주처리 건물에서 로켓을 넘겨받아 이를 수직으로 세운 뒤 갠트리 타워에 장착시킬 때 활용된다고 한다.
해당 건물은 지난달 2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갠트리 타워 바로 옆에 위치해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갠트리 타워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으로 이동한 것이 포착됐다.
다만 이동식 건물이 왜 움직였는지, 내부에 어떤 물체가 들어있는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기만전술로 관련 움직임을 일부러 노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앞선 1차 발사가 기존 발사장에서 3㎞가량 떨어진 신규 발사장에서 이뤄진 만큼, 기존 발사장 관련 움직임은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규 발사장의 경우,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게 VOA의 설명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기존 발사대와 신규 발사대는 발사 준비 과정 자체가 다르다. 기존 발사대가 발사대에서 단별로 조립하는 방식이라면, 신규 발사대는 우리 누리호처럼 조립된 발사체를 이동시켜 직립시키는 방식이다.
북한의 발사 실패가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데다 기존 발사대에서 움직임까지 포착된 만큼 재발사가 어느 발사대에서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1차 발사 약 2시간 30여분 뒤인 오전 9시 5분께 관영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 실패를 공지했다. 당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위성 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 1일 발표한 담화에서 "확언하건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하여 임무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며 위성 재발사를 예고했다.
정부는 한미 공조하에 서해위성발사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내용과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동창리 지역은 한미 정보당국이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새로운 발사 시기는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