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1년 평가' 창과 방패 싸움
연설 첫 대결…'메시지 승부' 주목
양당 대표에 대한 민심은 '싸늘'
'부정평가' 이재명 60% 김기현 5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두 배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양당 대표가 19~20일 나란히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김·이 대표 모두 '윤석열 정부 1년'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TV토론 대결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연설에서 펼쳐질 '메시지 승부'에 정치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명, '尹정부 실정' 부각 전망
이재명 대표는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다.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다. 그는 지난해 8월 28일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번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부실'을 주제로 윤 정부 실정을 부각할 전망이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이태원 참사 등 국민 관심이 높은 문제를 시작으로 민생·경제·정치·외교안보·안전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성적표를 조목조목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경북 구미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윤 정부를 향해 "실패를 인정하고 판단과 정책을 바꿔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고 했다.
아울러 '김남국 코인' '송영길 돈봉투' 등 당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 혁신 의지도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최근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그는 지난해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발언 논란과 관련 "제1당으로서 이번 외교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윤 정부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특히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소득'도 꺼내들며 "각자도생을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기현, '文정부 비정상, 尹정부의 정상화' 강조 예상
김기현 대표는 20일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그는 지난 15일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김 대표는 이 대표에 맞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정상화'를 주제로 윤 정부 성과를 빛내는 동시에,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와 의원정수 감축 등 정치권 변화 촉구를 주장할 계획이다.
그는 앞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文정부 비정상, 尹정부 정상화'를 강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윤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관계 정상화 등 외교 성과를 부각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회의원 정족수 10% 감축'과 노웅래·이재명·윤관석·이성만 의원 사례를 들어 민주당을 겨냥한 '불체포특권 포기' 등 정치개혁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두 사람에 대한 '민심(民心)'을 짐작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는 김·이 대표 모두에게 싸늘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김 대표와 이 대표 모두 부정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여당과 제1야당 대표가 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부정평가'는 김 대표 57%, 이 대표 60%로 나타났다. 반면 '긍정평가'는 김 대표 29%, 이 대표 32%에 그쳤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 긍정 평가자(57%), 국민의힘 지지층(53%), 70대 이상(47%)에서 비교적 긍정평가가 높았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61%)과 진보층(52%)에서 긍정평가가 높았다.
다만 윤 대통령 직무 부정평가한 사람도 이 대표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들의 이 대표에 대한 직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는 47%로 동률이었다. 윤 대통령 직무평가 긍정평가 57%는 김 대표에 대해 긍정평가를 내렸고, 32%는 부정평가를 내렸다.
무당층에서 김 대표 부정평가는 49%(긍정평가 22%), 이 대표 부정평가는 56%(긍정평가 25%)였다. 중도층에서 김 대표에 대한 부정평가는 57%(긍정평가 28%), 이 대표 부정평가 63%(긍정평가 30%)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오는 2024년 4월 치러지는 총선 승패가 '중도층'에 달려있다는 정치권 분석에 따라, 양당의 얼굴인 김 대표와 이 대표 중 누가 먼저 중도층과 무당층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내년 총선 승리 핵심 열쇠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교섭단체에서 두 사람이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메시지를 내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