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민주당 성향 신당 잇단 출연…국민의힘 이해득실은?

양향자 이어 금태섭도 곧 신당 가시화

'민주당에 환멸' 공통점…與와 접점

非국민의힘이라는 점에서 양가적 측면

일각 '전략적 신당 이용 필요성' 의견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신당'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무당층 비율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과 비슷할 정도로 높아지며, 어느 때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크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첫 테이프는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의희망'이 끊었다. 전날 창당발기인대회를 연 '한국의희망'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투명한 정당을 표방, "과거의 익숙함으로부터 완전히 결별한 새로운 정치"를 공약했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추진하는 가칭 '성찰과모색'도 조만간 가시적인 형태를 드러낼 전망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반민주당'이라는 점이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된 양 의원은 민주당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드라이브에 환멸을 느껴 복당 신청을 철회했으며, 금 전 의원 역시 '검수완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가 주류 진영으로부터 배척과 탄압을 받고 결국 탈당을 했기 때문이다.

신당의 성공 가능성과 별개로 국민의힘은 내심 이들의 활약이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전체주의적·반민주적 행태를 비판하는 방향성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다. 실제 금 전 의원의 경우 그간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민주당 내부 사정에도 밝은 만큼, 정곡을 찌른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 양가적인 면이 있다. '반민주당' 성향을 띄면서도 국민의힘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의힘이 대안이 아니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돈 봉투 살포 의혹, 김남국 의원 코인 투기 논란 등 민주당의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제대로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찰과모색' 대변인에 임명된 곽대중 씨의 이날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 탈퇴' 해프닝도 국민의힘의 양가적 입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곽 대변인에 따르면, 신당 활동으로 인한 탈퇴 여부를 위원장인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상의했으나 "초당적 기구이니 굳이 탈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이름은 올려놓되, 회의는 나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결국 곽 대변인은 "제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얼굴을 붉히며 탈퇴를 선언했다.

양가적 감정 속에 당내 일각에서는 신당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요 현안에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민주당 대신 신당 세력과의 토론이나 경쟁을 통해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의 메시지를 더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지난 19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 관계를 이어가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지지층 결집을 이끈 전례가 있다.

국민의힘의 한 전략통은 "19대 총선 당시 야권 분열로 다들 새누리당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며 "경쟁 관계를 만들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각 당의 지지층들도 결집한 효과였다. 국민의힘도 전략적으로 신당 혹은 새로운 정치세력들과 경쟁 구도를 다각화하고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담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