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몰아내기 테러 악순환 끊는 계기
KBS 고대영, MBC 김장겸 文 집권 1년 내 잘려
두 방송 민노총 언론 노조가 홍위병 역할
김명수 대법원도 편들지 못한 방송 장악 범죄
윤석열 정부 이전까지 이 나라 양대 공영 방송은 정권의 전리품이었다.
진보좌파건 보수우파건 정권 교체에 성공한 권력은 예외 없이 전 정권 임명 사장을 내보내고 자기들 편 사람을 앉혔다. 그런 다음에는 소위 공영이라고 하는 방송들이 일제히 정권에 주파수를 맞춰 홍보와 찬양 춤을 췄다. 이렇게 권력의 맛이 좋은데, 누가 방송 장악을 포기했겠는가?
그중에서도 문재인 정권의 방송 장악 행위가 가장 악랄하고 집요했다. 이제까지 그런 정도로 잔학했던 사례가 전무후무하다.
윤석열은 그런 장악을 하지 않을 사람이고 할 수도 없다. 두 방송이 장악될 수 없는 구조로 지금 굳어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부터 말단 기자까지 민노총 언론 노조원들 일색이다. 과거에 취했던 기계적 중립도 거추장스러워서 이젠 발가벗고 자기네 진영만을 위해 왜곡, 조작 방송하고 있다. 이들이 사장 하나 바꾼다고 친 보수우파 정권 방송은커녕 중립 방송이라도 쉽게 변할 수 있겠나?
이런 시점에서 대법원의 단비 같은 지각 판결이 지난달 말에 나왔다. 문재인이 자행한 KBS 사장 고대영 해임이 위법한 것이었다는 최종심이다. 박정화, 민유속, 노정희와 함께 문재인이 임명한 호남(전북 익산) 출신 여성 대법관 주심 오경미조차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명백한 범죄였기 때문이다.
이로써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이라도 지키는, 국민 선동과 세뇌 방송을 끊는 윤석열의 방송 개혁 작업 기초 환경이 또 하나 마련되었다. 보수 성향 TV조선을 점수 조작으로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시키려고 장난친 방통위원장 한상혁을 면직하고 국민 세금 강제 확보로 반국가, 반정부 방송을 하며 1억원대 연봉으로 호의호식하는 KBS의 돈줄 시청료를 분리 징수하는 시행령 개정을 마친 데 이은 선고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KBS 전 이사 강규형의 승소에 따른 당연한 법리 해석이다. 당시 보수 야당 몫이었던 강규형은 KBS 사장을 친(親) 문재인 인사로 교체하는 이사회 인원 구성을 위해 폭력으로 축출당했다.
언론 노조 홍위병 KBS 기자들은(현 사장 김의철이 선봉에 섰다) 그가 교수로 있는 명지대로 몰려가 스피커를 틀고 강의실과 교수 식당까지 쫓아다니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테러를 저질렀다. 흉악범에게도 이렇게는 안 한다.
방통위(KBS 이사회 상위 기관)는 강규형의 2년간 320만원 법인 카드 사용을 문제 삼았다. KBS 이사는 월급이 없다. 업무추진비가 월급을 대신한다. 그래서 다른 11명의 이사가 다 그렇게 썼다. 고대영 해임 뒤 사장이 된 양승동은 그 4년 전 세월호 사고 당일에 노래방에서 법인 카드를 긁었으나 문제가 안 됐다. 친문 무죄, 반문 유죄다.
고대영의 해임 사유는 신뢰도와 영향력 추락, 파업 사태로 인한 직무 수행 능력 상실 등이었다. KBS 신뢰도와 영향력이 누구 때문에 추락했나? 바로 좌파 홍위병 노조원 기자, PD들 때문이다. 파업 사태는 또 고대영을 몰아내기 위해 노조가 일으킨 것이었다. 쫓아낼 이유가 없으니 자기들 책임을 사장에게 뒤집어씌웠다. 공산당 식이다.
문재인은 2018년 1월, 방통위에서 고대영 해임 제청안이 6 대 1로 통과하자마자 전자결재했다. 고대영은 임기 10개월을 남겨 놓고 있었으나 문재인은 이걸 못 참고 취임 후 8개월 만에 두 공영 방송 접수를 마쳤다. MBC 사장 김장겸은 그 두 달 전에 이미 날렸다.
김장겸은 문재인이 2017년 취임하기 불과 2개월여 전에 사장이 된 사람이다. 문재인에겐 눈엣가시, 3년이나 그와 함께 갈 수 없었다. 홍위병들을 동원해 겁박하는 한편 해임 사유가 될 거리를 찾았다,
공영 조직의 장을 몰아내는 꼬투리는 항상 돈과 인사다. 법인 카드 내역을 샅샅이 뒤진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없다. 커피 한 잔이라도 업무와 관계없이 회삿돈으로 안 마시는 공기업 사장이 대한민국에 존재할까?
김장겸은 편집국 취재 부서와 회식을 한 내역도 노동부와 MBC 쿠데타 지도부(정상화위원회)로부터 고문에 가까운 진술을 강요받았다. 회식마다 참석한 부원 명단을 써내라는 식이었다. 이걸 억지로 쓰면서 느꼈을 김장겸의 모욕과 분노가 전율처럼 전해진다.
문재인 노동부는 그에게 “임신한 여직원에게 왜 야근시켰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임신 초기, 본인들도 임신한 지 몰랐을 때인데, 근로감독관이 김장겸 재직 시기에 출산한 여직원들의 야근 근무일을 역산해서 취조한 것이다. 이거야말로 공산당이 하는 짓이다.
부당 노동 행위는 오히려 MBC 쿠데타 경영진과 편집진이 내놓고 저질렀다. 김장겸 해임 후 비민노총 조합원 기자, PD들에 대한 인사 학살(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발령)이 그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고대영, 김장겸 같은 이들과 동시대에 권위주의적 정권에 반대하며 취재 현장을 뛰었다. 지금의 언론계 풍토는 그때보다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으로 천박하고 잔인해졌다.
고대영과 김장겸의 명예 회복은 시작이다. 문재인 집권 세력과 이들과 함께 천방지축 날뛴 두 공영 방송 내 부역인(이들은 친 보수우파 방송 인사들을 부역인으로 지칭했으나 그들이 진짜 부역인이다)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져야 대한민국 공영 방송, 대한민국 언론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언론인이 깡패 짓을 하고 인격 살인을 저지르면 언론인이라 할 수 없다. 범죄인들은 반드시 벌을 받고 추방되어야 한다.
방송 장악의 악순환을 이번엔 끊자. 그것이 윤석열의 법치이고 정의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