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00승’을 찍은 LA 다저스가 광속 탈락했다.
다저스는 1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펼쳐진 '2023 메이저리그(MLB)'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2-4 패했다.
1차전(2-11 패)과 2차전(2-4 패)을 모두 내준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접었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퇴한 것은 무려 17년 만이다
정규시즌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던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들어 정규시즌의 다저스가 아니었다.
1차전부터 꼬였다.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0.1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실점으로 물러났다. 2차전에는 16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선발 바비 밀러를 내세웠지만, 1.2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3차전에서도 선발 랜스 린이 2.2이닝 6피안타 4피홈런 4실점 1탈삼진으로 조기 강판됐다. 불펜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버텼지만, 베츠-프리먼 모두 무안타 침묵하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3경기에서 6점을 뽑는데 그쳤다. 믿었던 선발 마운드나 타선은 포스트시즌 들어 모두 최악이었다.
올해 100승 찍은 팀이 ‘광탈’한 것은 다저스 뿐만이 아니다.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101승61패)인 볼티모어 역시 텍사스 레인저스에 3경기 모두 져 탈락했다.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올린 2개의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전패 탈락한 것은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MLB 승률 1위이자 또 다른 100승 팀 애틀랜타도 디비전시리즈에서 고전하고 있다. 12일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필라델피아에 2-10 대패했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애틀랜타는 1패를 더 안으면 탈락한다. 애틀랜타까지 탈락한다면 100승 이상 찍은 3개팀이 전멸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팀들의 반란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정규시즌 최강자들이 가을야구에서 전멸하는 것은 마냥 좋아할 수 있는 흐름은 아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AP통신은 칼럼을 통해 “상위팀에 불리할 수 있는 현행 MLB 포스트시즌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KBO리그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MLB 포스트시즌은 양대 리그 지구 우승 6개팀과 와일드카드 6개팀이 참가한다. 각 리그 상위 2개 팀이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고, 나머지 팀들은 3전2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펼친다.
올해부터 와일드카드가 2개팀에서 3개팀으로 늘어나면서 단판이 아닌 3전2선승제 와일드카드로 바뀌었다.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구장 입장 수익과 TV 중계료가 많아지는 효과는 분명 있지만,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한 상위 2개팀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루 이틀의 꿀맛 휴식은 좋지만 4~5일의 휴식은 오히려 경기 감각을 떨어뜨려 불리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모든 것을 제도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는 것에는 팬들도 공감한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4·5위 팀이 와일드카드결정전을 벌인다. 4위는 2경기 중 먼저 1승 또는 1무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하는 어드밴티지를 누린다. 5위는 원정에서 2연승을 해야 준PO에 올라간다. 메이저리그가 KBO리그 방식을 도입한다면 와일드카드전 승자를 가리는데 길어야 이틀 소요된다. 그만큼 상위팀들의 대기일도 줄어든다.
애틀란타까지 탈락한다면 와일드카드 제도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