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10시12분께 "유서 같은 메모 작성 후 집 나섰다" 경찰 신고 접수
와룡공원 인근 차안에서 의식 없는 상태로 발견…조수석엔 번개탄도
23일 19시간 밤샘조사 받아…억울하다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 의뢰도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영화배우 이선균(48)씨가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성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12분께 "남편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경찰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또 비슷한 시각에 "차 안에 사람이 쓰러져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한 볼보 차량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의 40대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차적 조회를 통해 해당 차량이 이씨의 차량임을 확인했다. 또 해당 남성은 현재 이씨로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사망한 것으로 판정돼 (치료를 위한) 병원 이송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그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유흥업소 여자 실장의 진술뿐이라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의 집에서 마약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아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인 줄 몰랐다.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A씨 등을 공갈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3일 세 번째로 경찰에 소환돼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세 번째 소환 조사를 마치고 이틀 만인 전날 오후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의 진술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심경을 밝혀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를 졸업하고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이씨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2007),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 tvN '나의 아저씨'(2018) 등에 출연하며 스타로 떠오른 뒤 방송과 영화계를 넘나들며 정상급 배우로 성장했다.
특히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기생충'에 출연하며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누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