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동훈 만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 외면 말고 협력해달라"

韓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첫 공식대면

"공통점 크게 보자"에 "언제든지 협력하자" 화답 후

쟁점법안 콕 찝어 "반대 않을 거라 생각" 면전 압박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 위원장의 취임 이후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대면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29일 오후 국회본청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다. 두 사람은 표면적으론 "공통점을 크게 보자" "언제나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을 주고받았지만, 민주당은 양당 이견이 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과 '선구제 후구상(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여당이 협조할 것을 압박했다.

먼저 발언을 한 한 위원장은 "이렇게 환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을 이끌게 된 다음에 처음 뵙게 된 것 같은데, 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일정을 잡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많이 있겠지만 국민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더 크게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대표를 처음 뵈러 온 것이기 때문에 말씀을 많이 듣고 가겠다"고 말을 마쳤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취임과 방문을 환영하고 또 축하드린다"고 운을 떼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정치는 국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국의 집권여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아마 큰 포부도 있을 것이고, 또 앞으로의 계획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또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특히 "하고자 하는 일들을 제안해 주시면 우리가 가치적으로 대립되는 것이 아닌 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런 측면에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아마 장관 이임식 때 하신 말씀인데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다'는 것은 정말로 감사한 말씀이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 그리고 서민들 중에 지금 현안이 되고 있는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이 아마 이태원 참사 피해자 분들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크겠느냐"라며 "그분들이 정말 소망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또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하는 것을 정치권이 외면하지 말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협력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나 드린다. 크게 반대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면전에서 압박했다.

이어 "또 하나는 전세사기 특별법 문제"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서민과 약자는) 전세금과 전 재산을 다 날리고 어쩌면 빚을 져서 조달한 그 소중한 전세 자금을 다 잃게 돼 길바닥에 나앉아야 될 상황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선구제를 해주고 일부나마 후에 구상하는 방식에 함께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함께 이 어려운 상황을 개선해 나가고, 국민들께 희망도 드리고, 국가의 미래에서도 정치를 국민들이 걱정하시지 않도록 미래에 대해서도 우리가 함께 노력해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