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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버리겠다" 고교생 제자들의 협박…교사는 '방검복' 입었다


입력 2024.02.19 04:01 수정 2024.02.19 04:0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제자들의 지속적인 살해 협박 때문에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북교사교사노조는 교육당국에 철저한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전북교사노조

17일 전북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A교사는 2022년부터 2년 여간 제자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는 살해 협박을 받았다.


이 학생들은 불성실한 수업 태도 등을 꾸짖은 해당 교사에게 불만을 품고 폭언과 협박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다수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해 학생들로부터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가족까지 찢어 죽인다" 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처음엔 교사에 대한 조롱 정도로 여긴 A교사는 가해 학생들의 협박이 여러 차례 반복된 이후 "칼로 목을 찌르면 한 번에 간다" "촉법이라 괜찮다" 등 구체적인 방식까지 나오자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해당 교원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한다.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도 받은 상황"이라며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피해 교원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교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들이 피해 교사에게 사과하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경미한 조치를 하였으나, 학생들은 사과하지 않았고 일부 학생 및 보호자는 교권보호위원회의 처분에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등 반성의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 A교사는 병원으로부터 6개월 이상의 휴직을 권고한다는 진단서를 받아 특별휴가 및 병가를 학교 측에 신청했으나 즉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결국 A교사는 지난해 9월 약 일주일간 방검복을 입고 학교에 출근했다. 학생들의 협박을 알아챈 아내가 사온 것이라고 한다. 그는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날이면 안전하다는 인증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냈다.


현재 A교사는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자 지난 1월 가해 학생과 보호자들도 A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2년 전 A교사가 흡연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머리를 들이밀며 반발하자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소매 등을 잡아 끈 것을 문제 삼아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해당 교사의 아동학대 무혐의를 주장하며 "학교가 교육활동 침해 사안을 은폐·축소하기보다 피해 교사를 보호하고 침해 학생이 반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도교육청에 "교원이 학생 지도 및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강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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