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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 창업자 전 부인 아들 상대 1700억원대 소송, 왜?


입력 2024.02.28 21:07 수정 2024.02.28 21:0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지인 헝다그룹의 창업자 쉬자인 회장의 전처 딩위메이가 지난 26일 자신의 둘째아들을 상대로 채무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쉬 회장과 전처 딩위메이. ⓒ 뉴시스

홍콩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창업자 쉬자인 회장의 전 부인이 아들을 상대로 거액의 채무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재산을 지키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쉬 회장의 전 부인 딩위메이는 지난 26일 둘째아들 쉬텅허를 상대로 10억 홍콩달러(약 1705억원)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홍콩 고등법원에 냈다. 딩은 쉬 회장과의 사이에서 즈젠과 텅허 두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2020년 6월 텅허에게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빌려줬으나 이를 갚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텅허는 지난해 9월 채권자들에게 투자자금을 반환하지 못해 공안에 연행돼 조사받고 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이 전했다. 딩은 지난해 8월 쉬 회장과 이혼했다. 하지만 이혼 이후에도 홍콩에서 헝다그룹의 채무 구조조정 작업 등에 관여하면서 위장이혼 의혹이 불거졌다.


이번 소송 역시 가족 재산을 지키려는 편법적 술수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을 받고 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딩이 그룹 청산명령이 내려진 지 한 달 만에 아들에게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재산이 압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옮기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때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부딪히면서 2021년 말 역외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부동산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다. 헝다의 총부채는 3280억 달러 규모(약 438조원)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업체라는 오명도 얻었다. 헝다그룹은 결국 채권자들의 소송에 따라 지난달 말 홍콩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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