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로 3단계 상승…경쟁사 한화·키움 앞서
‘수수료 인하’ 경쟁 속에서도 수익 증가세
신상품 출시에 박차…올 1분기에만 3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자산운용이 긍정적인 실적과 ETF 수익률을 자랑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간 ETF 점유율 경쟁은 중소형 운용사 사이에서 더 치열하게 벌어졌으나 신한자산운용이 타 중위권 운용사 대비 큰 성장폭을 보였다. 이로 인해 중위권 내 지각변동이 발생하자 신한자산운용이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맴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3일 기준 3조484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3일(9373억원)과 비교하면 3.7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순자산 증가에 힘입어 ETF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총 14개의 신규 ETF를 선보였으며 올 1분기에만 ‘SOL 반도체전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SOL 미국나스닥100’ 등 3개를 출시했다.
그 결과 회사는 지난해 영업수익으로 1313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1211억원) 대비 약 8.42% 증가한 수준인 동시에 지난 2009년 회사가 출범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때 운용사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수료 수익의 비중만 94.6%로 나타났다. 같은해 수수료 수익은 전년도(1181억원) 대비 약 5.2%(61억원) 증가한 1242억원을 기록했다. 다수 운용사들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든 탓에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개별 ETF 성과도 포착됐다. ‘SOL 반도체후공정’ ETF는 지난달 수익률 20.82%를 기록하며 국내에 상장된 전체 ETF(846개) 중 1위를 차지했다. 해당 ETF가 지난 2월 상장된 후 한 달만에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신한자산운용의 운용 능력이 부각된다.
이같은 분위기에 시장 점유율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1년 전 신한자산운용의 점유율은 1.04%로 업계 8위에 자리했으나 이색적인 ETF 출시 및 수익률 보장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1년 만에 1.47%포인트 상승한 2.51%를 기록하며 점유율 5위에 등극했다.
같은 기간 중위권 운용사들의 점유율 변동과 비교하면 신한운용의 성장 폭이 부각된다. 현재 6위인 한화자산운용은 0.01%포인트 내린 2.26%, 7위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은 0.09%포인트 오른 2.38%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세 운용사간 격차가 미미한 상태지만 신한자산운용이 최근 보인 성장세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경우, 중위권 운용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5위 굳히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경계가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위권 운용사들의 ETF 시장 점유율이 미세한 폭으로 움직이면서 연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지만 신한자산운용의 상승세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한 상품을 시장에 선제적으로 출시하는 전략이 긍정 성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쟁사들이 ETF 차별화 및 라인업 확대에 힘쏟고 있음에도 신한운용의 성장 속도가 유독 빠르다”라며 “운용사들의 점유율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신한운용이 현 추세를 이어갈 경우 중위권 내 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4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