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서울 동작을 민심 취재
"일 잘하는 사람" VS "정권 심판"
서울 동작구는 '한강벨트' 대표적 격전지다. 동작을 지역구인 사당동·흑석동 등에서 만난 주민들은 더불어민주당 류삼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에게 성난 민심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선 "동작구를 잘 아는 사람이니 누구보다 발전을 잘 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흑석동에 위치한 중앙대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70대 A씨는 "이번에는 나경원에 힘이 더 실리는 듯하다"며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신인 이수진이를 내보냈는데, 이번에도 또 무슨 신인 경찰을 내보내지 않았느냐. 신인보다는 역시 정치를 오래 한 사람이 와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중앙대 학생이라는 20대 B씨는 "나경원 후보를 만나고 SNS에 사진 올리는 친구들이 많다"며 "그러나 누구를 찍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동작구에서 태어난 4선의 나경원 후보는 동작을에서 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21대에선 정치신인이었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자리를 내줬다. 22대 총선에선 5선 중진 의원이자, '동작을 3선' 의원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영입인재인 류삼영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부산 출신 류 후보는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중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 방침에 반발해 2022년 7월 23일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주최했다. 총경이었던 류 후보는 이 사건으로 직위해제됐다.
이수역에서 사당역 사이에 있는 사당1동에서 만난 50대 주민 C씨는 "윤석열 정부가 지금 잘한 게 뭐가 있냐. 경제도 망하고 정치도 망하고 검찰독재 정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 류삼영을 뽑아서 국민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민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D씨는 "이재명 대표가 여기 동작엘 왜 이렇게 많이 왔겠냐"며 "윤석열 정부가 무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꼭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했다.
동작을 지역구는 흑석동·상도1동·사당1~5동으로 이뤄졌다. 서울 대표적 '스윙보터(지지 정당·정치인 없이, 그때그때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들)'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총선에서 나 후보는 흑석동과 사당3동에서만 이겼다. 특히 흑석동에서는 득표율이 50%가 넘었다. 모두 아파트들이 많이 모여 있는 동네다. 지난 5일 시작된 사전투표에서 나 후보는 흑석동주민센터, 류 후보는 상도1동주민센터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사당3동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E씨는 "나경원 후보가 정치를 오래 했고 이름값도 있으니 예산을 끌어오는 것이나 동네 발전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더 일을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유튜브에서 편집된 티비토론 영상을 봤는데, 류 후보가 기본적인 질문에도 답을 잘 못하더라. 신인 티가 많이 났다"고 했다.
사당2동의 남성사계시장 상인 60대 F씨는 "나는 옛날 나경원 후보가 나왔을 때 계속 다 찍다가(19·20대), 지난번(21대)에는 안 찍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나경원을 찍으려고 한다. 힘 있는 사람이 지역에 오는 게 좋다"고 했다.
거대 양당 위주의 정치에 지쳐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유권자들도 여럿 있었다. 사당4동 남성역 근처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G씨는 "윤석열 정부도 싫고, 이재명 대표도 싫다"며 "원하는 후보가 없어서 그냥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당4동 남성역 근처에서 만난 50대 주민 H씨는 "지금 정치인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선거 때마다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하는 것들이 싫다. 누구에게도 표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