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3배 인상 지시
韓 "우리 수출에 당장 미칠 파장은 없어"
일각에선 반사이익 기대…"제품가 변동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산 철강 제품에 압력을 가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미칠 파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 철강업계의 반사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과 알류미늄에 대한 관세의 3배 인상을 지시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른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자칫 풍선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전 세계적으로 철강 공급 과잉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단 관측이다. 전세계 철강 수급 50%를 담당하는 중국이 자국 내 남아도는 철강을 미국 외 지역으로 물량을 풀 경우 철강 시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내에서도 경기가 좋지 못하니 물량을 소화를 못하고,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저가 물량을 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의 대체재 역할을 할 여지는 크지 않다. 한국의 경우 미국 철강 수출량은 쿼터제로 운영하고 있어, 중국 철강 수출량 감소가 한국 철강 수출량 증가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이미 중국 철강에 대해서는 고율의 AD가 부과되고 있는 만큼 큰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는다고 해도 우리의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며 "한국과는 쿼터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 철강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물량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더라도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완화되면서 제품가 변동이 올 수 있단 전망에서다. 미국향 철강 수출은 기존에도 수익성이 높은 축에 속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수혜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이날 철강주들도 일제히 급등 중이다. 오전 9시20분 기준 대형 철강주인 포스코스틸리온(24.45%),KG스틸(6.46%),POSCO홀딩스(5.80%), 현대제철(4.08%) 등이 강세를 보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철강에 대해서는 고율의 AD가 부과되고 있는 상태긴 해서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현재 고율 관세가 부과 중인 판재류, 철강재 외 일반 관세만 부과된 품목에 대해서는 확실히 반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