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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김건희 특검 선 긋고 채상병 특검 '조건부 수용' [2주년 기자회견]


입력 2024.05.09 11:46 수정 2024.05.09 11:54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김건희 특검 '정치공세'에 비유

채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예고

"수사 결과 국민이 납득 못하면

내가 '특검 하자'고 주장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과 채상병 특검에 대해 결이 다른 입장을 밝혔다. 김 여사 특검은 '정치공세'에 비유한 반면, 채상병 특검은 '조건부 수용' 의사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 관련 질문에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있다"며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에 (김 여사 특검) 재의요구를 했다"며 "지금 야당(더불어민주당)도 집권 시기에 특검 여론이 비등했을 때 '검찰·경찰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 있을 때 특검하는 게 맞다'는 주장으로 특검 여론을 늘 반대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도이치(모터스)니 하는 이런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에서 2년반 정도 나를 타깃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지난 정부가 나와 내 가족을 '봐주기 수사'하며 부실하게 했다는 건지 정말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특검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수사를)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특검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어떤 면에서는 '정치공세, 정치행위 아니냐' '진상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강행 처리한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도 '진행 중인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사가 부실할 경우에는 자신이 직접 특검을 요구하겠다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피력했다. 이는 김 여사 특검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은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 지원 작전 중 순직한 것은 국군 통수권자로서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또 희생자 명예 회복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진상규명이 엄정히 이뤄져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경찰과 공수처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또 그것이 나중에 검찰로 송치돼 2차 보완 수사를 거쳐 기소될 사람들은 재판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 관계자들이나 향후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 모두, 나나 우리 국민과 똑같이, 채상병 가족들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할 수 있겠느냐. 수사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군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민간 사법기관으로 넘어가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다. 진실을 왜곡해 책임이 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 없는, 책임이 약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민 여러분께 수사 당국에서 상세히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라며 "그것을 보고 만약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 내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 (제도의) 취지를 보더라도 진행 중인 수사나 사법절차를 지켜보고,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일단 믿고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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