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5·18 기념사 헌법전문 수록 언급 미포함에
이재명·조국 등 야권 비판…"尹, 한마디 말씀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3년 연속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여야 지도부도 광주로 총집결해 민주화 영령을 추모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1980년 5월 광주의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온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년 연속으로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임을 위한 행진곡'도 다함께 제창하기로 했고, 매번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여야 지도부도 이날 나란히 광주를 찾았다. 국민의힘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현직 의원, 22대 국회 당선인, 원외 조직위원장을 합쳐 117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당선인 등 16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 정의당과 진보당 지도부도 빠짐없이 기념식에 자리했다.
여야 지도부도 모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국민의힘 황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이 대표,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 원내대표가 나란히 서서 양손을 잡고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조국혁신당 조 대표, 개혁신당 양 원내대표는 정면을 응시한 채 주먹 쥔 오른손을 들어 힘차게 흔들었다. 개혁신당 이 대표는 양손을 가지런히 모아 잡고 정자세로 서서 노래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 기념사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1월 대선 후보 시절,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5·18 정신은 헌법을 지킨 정신이라면서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오늘 기념식에 참석해준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나 아쉬운 것은 대선 때 명백하게 공약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 한마디 말씀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려면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설치에 동의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며 "개헌특위를 여는 데 동의한다는 말 없이 5·18 정신을 헌법에 넣자고 하는 건 하나마나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할 것을 여야 각 정당이 공약한 것은 큰 진전"이라며 "헌법개정 기회가 오면 최우선으로 실천할 일"이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위원장은 "헌법개정에서 전문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하는 생각도 있다"며 "모든 걸 녹여내는 제대로 된 헌법개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있다면 5·18에 대한 자세만큼은 예전 보수 정부들보다 훨씬 진화했다는 것"이라며 "개혁신당도 광주 영령의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정치에 구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