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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실적 악화 변수 아닌 상수?...커진 韓 증시 영향력


입력 2024.08.05 07:00 수정 2024.08.05 07:0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부진한 실적 발표 여파로 삼전·SK하닉 주가 급락

과도한 하락세 해석도…당분간 변동성 확대될 듯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구글·아마존·메타·애플·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Big Tech·대형 정보기술(IT) 기업) 종목들의 주가가 국내 증시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고 있다. 최근 이들 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 시총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2일로 이 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49포인트(3.65%) 하락한 2676.19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수가 27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6월4일(2662.10) 이후 두 달 만이다. 이날 낙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0년 8월20일(-3.66%)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국내 증시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4.21%(3500원) 하락한 7만9600원에 마감하며 8만원선이 붕괴됐다. 삼성전자에 이은 시총 2위 종목인 SK하이닉스는 10.40%(2만100원·19만3300→17만3200원)의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하락은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마감한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30%(405.26포인트) 하락한 1만7194.15에 마감한데 따른 영향으로 진단됐다.


나스닥지수는 다음날인 2일에도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고용지수 악화 영향으로 2.43%(417.98포인트) 하락한 1만6776.16에 마치며 1만7000선이 붕괴됐다. 지난달 10일(1만8647.45)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지수가 약 10%나 빠진 셈이다.


이는 그동안 증시 랠리를 주도하며 주가도 많이 상승했던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잇달아 내놓은 결과다. 그동안 주가가 워낙 많이 상승하며 한층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하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엔비디아·알파벳·메타·테슬라)에 속한 주요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당초 전망치에 못 미쳤고 수익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둔화되는 양상이다.


M7의 대표 기업인 아마존은 지난 2분기 매출이 1479억8000만 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1485억6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아마존 로고. ⓒAP/연합뉴스

인텔은 2분기 매출 128억3000만달러와 주당 순이익 0.02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129억40000만 달러·주당 순이익 0.10달러)를 모두 밑돌았다. 특히 전년동기 14억8000만 달러 순이익에서 16억1000만 달러 순손실로 전환됐다.


여기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호황이 지속돼 온 미국 경기가 최근 침체 신호가 감지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면서 국내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나스닥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찍은 후 개장한 지난달 11일 국내 증시에서 종가로 24만10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2일 종가 기준 주가는 17만3200원으로 28.13%(6만7800원)이나 떨어진 상태다. 같은기간 삼성전자도 9.13%(8000원·8만7600→7만9600원)나 떨어졌다.


그동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워낙 많이 상승한 영향도 있어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과도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 지출 규모 확대 발표가 AI 밸류체인에 속한 국내 반도체 및 IT 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빅테크들은 경쟁적으로 AI 모델에 대한 새로운 성과를 발표하는 것은 AI 투자가 지속된다는 점을 의미하는 만큼 최근 관련 기업들의 주가 조정도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는 투자자의 눈높이가 높았다는 점을 제외하고 양호했다”며 “빅테크 기업의 자본 지출도 확대되는 추세이고 한국 반도체 수출 추이도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 및 IT 하드웨어 업종의 비중은 높여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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