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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한 까닭은


입력 2024.10.02 20:59 수정 2024.10.03 01:15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9일 유엔 본부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AP/뉴시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에 의해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됐다. 유엔 수장이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AFP통싱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극악한 공격을 단호하게 비난하지 못하는 사람은 이스라엘 땅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이 없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지 않은 만큼 편향돼 있다”며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카츠 장관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하마스와 레바논의 친이란계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의 친이란계 무장세력 후티 반군, 그리고 전 세계 테러의 모체인 이란의 테러리스트, 강간범, 살인범을 지지하는 사무총장은 유엔 역사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서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보복공격을 감행한 데 대해 성명을 통해 “중동 갈등이 확대되고 거듭 격화하는 것을 비난한다”며 “우리는 절대적으로 휴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유엔 수장을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란에 직접 책임을 묻지 않고 중립적이고 원론적 견해를 밝힌 데 대한 불만을 입국금지 조치로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카츠 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이란을 규탄한 메시지를 일일이 공유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어 “아야톨라 정권은 레드라인을 넘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우리 시민을 잔혹하게 공격하는 것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늦기 전에 자유세계 전체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악의 축’을 막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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