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복 지회장 "투쟁 이유와 목적 알렸다…이제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
교섭 종료시까지 특근, 잔업 거부…교섭상황에 따라 파업 재개 가능성도 열어놔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동조합이 한 달여 간의 파업을 멈추고 11일부터 정상 출근한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현대트랜시스 노조)는 9일 오후 제16차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 종료를 결정한 뒤 오는 11일부터 전체 조합원이 정상 출근한다는 내용의 복무 지침 12호를 하달했다.
노조는 11일부로 정상 출근하지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특근 및 잔업은 거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또, 전 조합원에게 교섭상황에 따라 언제든 총파업에 돌입할 체제를 준비하라는 지침도 내려 파업 재개 가능성도 열어 놨다.
이로써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된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은 한 달 만에 멈추게 됐다. 노조는 조업일 기준 이달 8일까지 24일 연속 파업을 벌였었다.
노조는 그동안의 파업이 일정한 성과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제 교섭을 속개해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파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정복 현대트랜시스 서산지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총파업 투쟁을 통해 현대‧기아 양재동 본사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지금의 이 투쟁의 정당한 이유와 목적을 확실하게 알렸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 조합원들을 위해 하루빨리 교섭을 속개해 우리의 노력과 성과에 대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장과 노조를 위해 총파업은 중단하지만 우리는 언제든 하나의 목표로 총파업 투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총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지난달 초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8일 현대트랜시스의 최대 사업장인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사흘 만인 11일 총파업으로 확대돼 이달 8일까지 이어졌다.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지급 수준을 놓고 노사간 이견은 큰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정기승급분 제외)과 전년도 매출액의 2%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총액은 약 24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전체 영업이익 1169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사측은 지난달 31일 18차 교섭에서 노조에 기본급 9만6000원 인상(정기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급 및 격려금 400%+1200만원을 제시했다. 1인당 평균 256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트랜시스 역대 최고 성과급으로, 총 재원이 1075억원 규모다. 지난해 영업이익(1169억원)의 92%에 해당한다.
사측은 이 금액이 제시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노조의 요구(성과급 2400억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 전액을 성과급으로 내놓는 것은 물론, 영업이익에 맞먹는 금액을 빚을 내서 마련해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