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대통령에 "김건희 특검 수용 하던지 아니면 물러나라 '다른 길은 없다'"

국정 동력은 이미 상실…4대 개혁은 커녕 어떤 정책도 추진 불가능한 상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치현안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전하던지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저격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국정 동력은 이미 상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저는 탄핵으로 헌정 질서가 무너진 뒤 새롭게 들어선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였다"며 "내수 불안, 경기 침체, 위협 받는 민생, 심해지는 양극화 등 경제가 무너져 내리고 있던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정운영 중단에 이르기까지 만든 더 큰 문제는 대통령 리더십의 위기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었다"며 "지도자가 리더십 위기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어떤 불행한 일이 생기는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그때의 기시감(旣視感)이 최근 든다"며 "경제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소비, 투자, 고용은 감소하고 가계 부채, 자영업자 폐업자 수는 역대 최고치다. 민생이 크게 위협 받고 있다. 문제는 경제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 질서는 탄핵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무능과 주변 가정 문제로 대통령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 신뢰는 이미 붕괴했고 대통령의 어떤 말도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국정 동력은 이미 상실했다"며 "4대 개혁은커녕 어떤 정책도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남은 2년 반 동안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얼마나 후퇴할지 두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으로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섰다. 절규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지금의 대통령 위기는, 지금의 대한민국 위기는 대통령이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지사는 "이제 대통령에게는 두 가지 길만 남아 있다"며 "특검을 수용해서 국정을 대 전하는 길,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이다. 다른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 대전환의 첫걸음은 특검법 수용"이라며 "법치와 공정,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개혁 추진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마저 거부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다. 대한민국의 후퇴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지금의 상태로 계속 간다면 대통령도, 국민도, 대한민국도 불행하다. 대통령은 지금 바로 결단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