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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지정…고려아연 ‘반전 기회’ VS MBK·영풍 ‘오히려 좋아’


입력 2024.11.18 18:28 수정 2024.11.18 20:17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고려아연 전구체 제조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해외 매각 제동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새 국면…MBK 연합, 투자금 회수 불리”

영풍 “국가 경제 성장의 원천 중 하나로 입증” 환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두고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 보호’라는 명분을 강조하며 MBK 연합의 투자금 회수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MBK 연합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MBK 연합은 그간 해외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려아연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구체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해 “MBK 연합과 벌이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며 “고려아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현재의 경영권 분쟁이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지난 14일 고려아연과 자회사인 켐코가 함께 개발한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에 대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국가핵심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 또는 이전 등의 방법으로 수출할 때, 또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과 합작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할 때는 미리 산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자부 장관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뒤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모두 국내 기업에 매각된 점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해외 매각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정으로 고려아연은 ‘국가기간기업 보호’라는 명분을 강화하면서 MBK 연합에게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고려아연은 “당사가 보유한 국가핵심기술인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은 우리나라가 배터리 소재 산업뿐만 아니라 전방 산업인 전기차 산업에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하다는 점에서 해외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 기업인 크레딧솔루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구체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85% 이상이다. 국내에서 중국산 전구체 의존도는 무려 97.5%(한국무역협회 기준)에 달한다.


그러면서 “이번 당사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앞으로 MBK 연합 투자금 회수(엑시트)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렇지 않아도 20조원이 넘는 고려아연의 시가총액과 대규모 인수 자금 때문에 MBK 연합의 투자금 회수 작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투자금 회수 작업이 지지부진해지면 그 사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MBK 연합이 당사의 해외 우량 자산을 먼저 구조조정해 수익화를 도모하고 분할 매각 등을 활용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고려아연을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만든 다른 중요 기술의 해외 공유와 수출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금 회수에 나설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입장문을 배포한 MBK 연합은 “배터리 시장에서 전구체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국가핵심기술 및 첨단전략기술로의 지정은 고려아연의 전구체 기술이 국가 경제 성장의 원천 중 하나로 입증됐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점부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벌 톱 레벨의 기술력이 꽃 피울 수 있도록 고려아연 기업 지배구조를 신속히 개선하고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강화하겠다”며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의 핵심기술들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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