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지 못했던 깊은 부진 속에 ‘명장’ 펩 과르디올라(53) 감독의 머리와 얼굴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 시티는 27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페예노르트 로테르담과 3-3 통한의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 44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홀란이 침착하게 골을 터뜨려 1-0 리드를 잡았다. 후반 5분에는 귄도안이 박스 밖에서 왼발로 추가골을 넣었다. 불과 3분 뒤에는 홀란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3-0으로 달아났다. 사실상 쐐기골처럼 보였다.
‘대형 사건’은 후반 25분부터 시작됐다. 어이없는 실수로 후자 무사에 골을 내준 맨시티는 약 5분 뒤 산티아고 히메네스에게 두 번째 골을 허용했다. 3-2 쫓기던 맨시티는 후반 44분 폐예노르트의 역습을 막지 못하고 세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결승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 썼지만 소용없었다. 경기는 3-3으로 종료됐다.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과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맨시티가 후반 3골 리드를 잡고도 이기지 못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75분까지 3골 차 앞서다 무승부에 그친 팀은 없다.
경기 전까지 5연패 늪에 빠져있던 맨시티는 홈에서 통한의 무승부 결과를 받아들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손흥민이 이끄는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도 0-4 대패(24일 EPL 12라운드)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로 실망을 안겼던 맨시티의 지금을 보면서 축구팬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트레블’ 맨시티가 맞냐”며 우려와 조롱 섞인 글을 쏟아내고 있다.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는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은 패배 후 기자회견에 상처투성이 모습으로 나타났다. 머리와 콧등은 손톱으로 긁힌 상처가 가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처에 대해 “내 손톱으로 만든 상처다. 자해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얼굴의 상처는 경기 중 얼굴을 세게 감싸 쥐고 긁다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홈팬들이 자신을 향해 야유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팬들은 승리하는 것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온다. 우리 팬들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커리어 최초 5연패에 이어 6경기 연속 무승의 침체에 빠진 과르디올라 감독은 결국 자해까지 했다. “나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고 싶었다”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 발언은 “자해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인터뷰 뒤 논란이 커지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기자회견 마지막에 얼굴에 난 상처 질문을 받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생긴 상처라고 설명했는데 적절하지 못했다"며 "절대 자해라는 심각한 문제를 가볍게 만들 의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싶다"며 자선 재단의 전화번호와 이메일까지 남겼다.
경기도 꼬이고 말도 꼬여 울고 싶은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이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