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당론으로 "탄핵 반대" 외친 국민의힘…이탈표 향방은?

7일 오후 7시 국회 본회의서 탄핵소추안 표결

민주당, 계엄 해제 찬성 친한계 이탈 내심 기대

與 계파 막론 단일대오 유지 방침…부결 전망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 및 보좌진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 규탄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오는 7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계엄 선포로 정국이 엄중해진 만큼 당론을 거스른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한 차례 '탄핵'을 겪어본 만큼 대부분이 '탄핵' 자체엔 부정적인 모습이다. 이에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아 탄핵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은 오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에 추진한다. 일단 국민의힘은 탄핵소추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당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전날 밤부터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고 했다.

탄핵소추 표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인)가 요구된다. 현재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야6당과 무소속 의원 두 명을 포함하면 총 192명으로, 국민의힘에서 8인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민주당은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친한계를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부결을 당론으로 결정하면서 탄핵안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부분의 의원들은 '하야'와 '탄핵'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탈을 기대하는 친한계조차도 탄핵 자체엔 선을 긋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을 학습한 여당은 탄핵을 받아들일 경우 더 큰 고초에 이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탓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최선의 방안은 하야"라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결국은 탄핵 투표를 할 수밖에 없으면 그때는 나름대로 결심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5명 (재선 김예지, 초선 김상욱·김소희·김재섭·우재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에서 "(탄핵 표결과 관련해) 구체적 입장을 정한 상황이 아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들은 모두 대표적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탄핵을 막자는 것은 주로 공감대가 이루어진 사안"이라며 "'한 대표도 탄핵을 막겠다'고 말한 만큼 탄핵안 표결에 있어서는 '단일대오'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8명까지는 안 나올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전체적으로 이번 탄핵안은 다분히 정치적 목적성이 있다"라며 "만약에 탄핵을 시켰을 경우 '전과 4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높다. 그게 과연 정의 실현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탄핵안 찬성과는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