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조사…"외환시장 안정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책 강화해야"
내년 수출은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2025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주력업종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석유제품,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컴퓨터, 이동통신기기다.
2025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증가하는 업종이 바이오헬스 5.3%, 일반기계 2.1%, 석유화학/석유제품 1.8%, 전기전자 1.5%, 선박 1.3%, 감소하는 업종이 자동자/부품-1.4%, 철강 -0.3%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전기전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이동통신기기를 합하고, 자동차/부품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합해 산출했다.
2025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을 지목했다.
내년 수출이 올해 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27.6%),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27.6%), 수출국가 다변화(18.4%) 등을 꼽았다.
수출 채산성 전망, ‘악화(32.6%)’응답이 ‘개선(20.6%)’보다 많아
응답 기업의 32.6%는 2025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에 비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해 개선될 것으로 보는 기업(20.6%)을 웃돌았다. 절반에 가까운(46.8%) 기업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등의 순이다. 수출 채산성은 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으로 수출 채산성이 좋으면 같은 양을 수출해도 기업의 이익은 증가한다. 환율 및 수출 단가 등에 영향을 받는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46.9%),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2.2%) 등을 지적했다
내년 수출이 올해 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 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여건이 제일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미국(48.7%), 중국(42.7%)이라고 답했다. 한경협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11.4%), 수출 신시장 개척 지원(11.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경제 둔화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로 내년도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