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
글로벌 14조2000억원 규모 시장 공략
단계별 개발 기술료 및 상용화 후 매출 수익 기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지형을 바꿀 신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현재 상용화된 제품보다 더 넒은 예방 효과를 제공할 영유아 및 소아용, 성인용 차세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을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기존 체결한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 물질 ‘GBP410’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양 사의 협력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21가보다 진보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로부터 5000만 유로(약 755억원)를 선급금으로 받게 됐다. 이후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단계별로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추가로 지급 받는다.
백신 연구개발비는 양 사가 동일하게 분담하며 상업화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사노피가 부담한다. 상업화 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에서, 사노피는 글로벌에서 판매를 맡는다. 제품 매출에 따라 수익은 양 사가 정해진 비율로 나누게 된다.
단백접합 방식의 폐렴구균 백신은 예방 효과가 우수해 2023년 기준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매출의 94%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4.7%를 기록하며 올해 11조9000억원에서 2028년 14조2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 물질인 GBP410은 지난주 글로벌 3상 임상에 돌입, 첫 대상자에게 투약을 시작했다. GBP410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생후 6주 이상부터 만 17세까지의 영유아, 어린이 및 청소년 7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최대 4회 접종 후 기존 허가 폐렴구균 백신과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지난해 6월 성공적인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GBP410과 대조백신인 ‘프리베나13’을 기초 접종 및 추가 접종하는 비교 임상 결과, 면역원성이 동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GBP410 접종군은 중대한 이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GBP410은 영유아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 후보 물질 중 최초로 20가를 넘는 혈청형을 포함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를 통해 GBP410가 영유아의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발생 빈도를 감소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토마스 트리옹프 사노피 백신사업부문 수석부사장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을 예방하는 백신에 대한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높은 가운데 양사의 협력을 확대해 혁신적인 단백접합 백신 연구를 지속하게 돼 기쁘다”며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역량과 사노피의 전문성을 접목해 진보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SK와 사노피가 GBP410의 임상 3상 돌입과 동시에 이를 뛰어넘는 백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은 21가 백신의 높은 성공 가능성과 긍정적인 시장 전망, 그리고 상호 간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됐다”며 “백신·바이오 산업의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서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보건 증진에 기여하며 시장을 선도할 블록버스터 백신을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