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선 "1988년 법대 입학…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 사법시험 준비할 힘 줘"
"업무량 벅차하는 여성 법관 모자란 사람처럼 바라보며 업무 배제하는 것처럼 느껴져"
"여성 법관 존재함으로 사회적 현상 보다 다각도서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향 제시"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는 23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하며,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헌재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1987년 의과대학에 진학했으나 재수를 통해 이듬해 다시 법대에 입학한 것을 언급하며 "법을 공부하면 정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며 법대 진학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88년 법대에 들어갔고,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 평전'은 제가 사법시험을 준비할 힘을 줬다"며 "법을 '사람을 위한 따뜻한 것', '실제로 작동해 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만드는 법조인이 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여성 법관의 고충도 밝혔다. 그는 "혼인·출산·육아와 거의 동시에 시작한 일에 대한 사명감이 조금씩 시들해졌다"며 "박완서 선생의 말처럼 여러 다른 여성의 희생하에 고군분투했지만, 숙고할 시간은 부족했고 정보는 얻기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업무량은 배우자의 헌신적인 내조를 받는 남성 법관을 위주로 설정돼 있어서 이를 감당하기 벅차하는 여성 법관을 모자란 사람처럼 바라보며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정 후보자는 젠더법연구회 활동을 언급하며 "사법부로서는 여성 법관이 존재함으로 인해 사회적 현상을 보다 다각도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눈을 갖게 됐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