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속 본원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준비 강화에 방점
AI 시대 맞아 확실한 기술 우위 갖춰 초일류 회사 거듭나야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제공으로 신뢰 받는 기업 도약 당부도
2025년 새해 전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는 '기술 혁신'과 '성과 창출'로 요약된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때일수록 기술 완성도를 높여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는 당부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2일 공동 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특히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확실한 기술 우위를 갖춘 삼성전자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두 부회장은 강조했다.
한 부회장과 전 부회장은 "지금은 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이해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만들어가는 미래는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제품과 사업,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조기에 발굴하고 미래 기술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바일·가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DX 부문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공통적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품질혁신위는 DX 부문에 설치되지만 반도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부문을 막론하고 전사 제품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위원장으로는 한종희 부회장이 선임됐다.
이와 함께 DS 부문 내에는 AI 센터를 신설했다. 기존 DS 부문에서 자율 생산 체계, AI 및 데이터 활용 등을 담당하던 조직을 단일 센터로 통합한 것으로 AI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신임 센터장으로는 송용호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부사장이 임명됐다.
기술과 성과를 강조한 신년사는 삼성 전자 계열사들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를 사업 확대의 대전환기로 지칭하며 ▲폴더블 기술 완성 ▲8.6G IT OLED 양산기술 확보 ▲IT/Auto 사업 확대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러한 전략적 전환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고 중요한 '신속하고 완벽한 실행력(Action)', '고객 가치의 최우선(Customer)', '차별화된 기술 확보(Excellence)'를 의미하는 'A.C.E'를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 역시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 생존이 달려있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슈퍼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기술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프로가 돼야 한다는 'Be professional'을 주문했다. 그는 "프로는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최고의 결과를 창출하려는 태도를 견지한 전문가"라며 "임직원 모두 열정과 에너지로 충만한 전문가가 돼 삼성전기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하고,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불황에 구애받지 않는 초일류 부품 회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원가/제조 경쟁력 확보 ▲전장/서버 등 고수익 사업구조 전환 ▲신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시장 성장률을 초과해 성장하자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DS 부문과 더불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도 신년사를 통해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재무적 성과만이 아니라 끊임없는 혁신으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우리 본연의 역량을 올려 일류 회사로 발돋움해야 한다"면서 "최고 품질과 성능을 갖춘 혁신 제품을 적기에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전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술 혁신 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기업문화 혁신', 수익성과 업무 처리 수준을 동시에 높이는 '운영 혁신'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여정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LG 전자 계열사 역시 품질 강화를 통한 차별화된 가치 제공과 실질적 결실을 앞세웠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빠른 실행력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2025년은 추진 중인 모든 사업 과제들이 보다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빠른 실행력으로 무장해 진정한 변화를 창출하고, 다시금 고객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품질 강화와 원가 혁신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가치 제공 ▲성과 창출에 몰입하는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실천 방향을 제시했다. 차별적 가치에 대해서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올해 예정된 신규 모델 적기 개발과 양산 및 고객 로드맵에 연계된 차별화 기술의 선행 확보를, 대형은 수요 변동에 대한 적기 대응력 향상과 원가 혁신 및 핵심 성능 개선을, 중형·Auto(자동차)는 원가경쟁력 제고와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기술리더십을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이날 '미래기술 변화를 리딩하며 고객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가 되자'는 신규 비전을 발표했다. B2B(기업간거래) 기업으로서 우수한 부품 공급업체가 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대체불가한 기술 파트너가 되자는 의미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새로운 기술의 S커브(기술이 급성장 후 일상화를 거쳐 도태되는 일련의 변화 과정)를 만드는 고객과 시장이 어디인지 빠르게 센싱하고, 고객과 함께 새로운 S커브를 타야만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며 “고객의 비전을 함께 실현하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서, 차별적 미래가치를 창출하고 미래를 바꾸는 담대한 걸음을 힘차게 나아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