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송혜교 등 소탈한 일상 공개하는 톱스타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배우들이 자신의 일상까지 과감하게 공개하며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새로운 모습을 통해 대중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굳어진 이미지를 타파하며 ‘긍정적인’ 예를 남기고 있다.
최근 배우 송혜교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무려 23년 만에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으로, 송혜교는 이 방송에서 자신의 연예계 인생을 돌아보며 연기에 대한 고민도 솔직하게 말했다.
이후 유튜브 예능 ‘요정재형’에 출연해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는가 하면, 유튜브 채널 ‘걍밍경’에서는 두 편의 브이로그를 통해 직접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혼, 이혼을 거치며 뜨거운 감자가 됐던 것에 대해서도 “여자로서 배우로서 힘든 경험도 했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인생 공부를 했다”고 피하지 않고 털어놨으며, 브이로그에서는 반려견과의 소탈한 일상을 통해 대중들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단골 곱창집에서 곱창을 먹으며 지인들과 수다를 떠는 송혜교의 일상에 “인간 송혜교도 좋아하게 됐다”, “내 마음대로 생각했던 송혜교와는 너무 다르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고현정도 지난해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15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의 열애, 결혼, 이혼부터 연예계 은퇴와 복귀 과정, 그리고 자녀들과의 관계까지. 대중들이 궁금해했을 법한 내용들을 모두 밝혔었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전에는 ‘요정재형’에서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해 응원을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유튜브 채널과 SNS를 개설, 자신의 일상까지 대중들과 공유하고 있다. ‘센 언니’의 대명사로 꼽히던 고현정이었지만, 속 시원한 해명과 소탈한 일상을 통해 ‘몰랐던’ 고현정의 이면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한층 가깝게 다가가는 중이다.
과거에는 톱스타가 예능에 출연하면, 다소 ‘자극적인’ 질문들까지 소화하며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필수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예능부터 주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유튜브 플랫폼 등 ‘장점’만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 ‘예능 출연’에 대한 부담감은 낮추되, 고현정처럼 굳어진 이미지를 바꾸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하면서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
공백기는 필수인 연예인들에게 활동 돌파구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 출연은 활발하지 않지만, 유튜브를 통해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가인, 손태영이 대표적인 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때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다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뒤 일상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자녀 교육에 올인하는 한가인을 향해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라며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거리감’을 좁히는 과정에서 오히려 ‘괴리감’을 형성한 사례도 없지 않다. 브이로그 영상에서 실내 흡연이 포착돼 사과를 한 그룹 블랙핑크 제니 등 일상 공개가 ‘논란’으로 번진 일도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대중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톱스타들의 행보에 대해 “최대한 대중들과 자주 만남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졌다”라며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 ‘신비주의’를 고수해서는 ‘관심’ 유지가 힘든 현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대중들과의 ‘거리감’ 좁히기가 ‘필수’가 된 요즘, 적절한 ‘선’을 지키기 위한 고민도 함께 필요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