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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타협 제안에 영풍 “임시 주총 안건 효력 정지와 사과가 먼저”


입력 2025.02.05 16:37 수정 2025.02.05 18:37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장문 통해 임시 주총 의결 효력 정지와 진심 어린 사과 요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으나, MBK와 연합인 영풍은 임시 주주총회 안건 효력 정지와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와 영풍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고려아연의 대타협 제안은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5일 입장문을 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금이라도 진정한 타협을 바란다면 대주주를 무시하며 벌여 놓은 이 많은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난달 23일 주총장에서 벌인 일들이 위법 부당했음을 인정하고 그 의결의 효력이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풍은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기왕에 벌인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서도 남은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며 “그 같은 공개매수는 회사를 떠나는 주주들에게 남아있는 주주의 재산을 털어 웃돈까지 주는 행위였다. 그 일로 회사 순자산의 20%에 가까운 가치를 회사 밖으로 유출시켰다”고 언급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전날 기습적인 ‘상호주 의결권 제한’ 카드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시켰다. 영풍의 의결권 상실로 지분율에서 유리해진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 저지에 성공했다. 당초 이번 임시 주총 결과는 고려아연 지분율에서 우세했던 영풍·MBK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결과가 반전됐다.


이에 대해 영풍은 “임시 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달 22일,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없애기 위해 일으킨 불법적인 기습 조치는 사실 사변(事變)에 가깝다”며 “영풍 의결권 제한에 다툼이 있으니 법원 판결을 먼저 받자는 제안에도 아랑곳 않고, 오로지 최 회장이 원하는 바대로 오롯이 주총 결과를 밀어붙인 일도 말 그대로 만행(蠻行)”이라고 평가했다.


임시 주총 다음날인 24일 고려아연은 MBK에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영권 분쟁으로 발생하는 소모적인 갈등으로 고려아연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MBK는 이날 즉각 입장문을 통해 “정말 대화를 하고 싶으면, 어제 했던 불법적인 임시 주총, 탈법적인 순환출자 다 원상 복구를 먼저 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영풍에 대해서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고려아연은 영풍에게도 화해의 길은 열어 뒀지만, 영풍과는 오랜 갈등의 역사를 겪었고 이번 경영권 분쟁의 시발점이라 조심스러워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서도 영풍은 “그렇게 사변을 일으키고, 만행을 저지른 다음날, 최윤범 회장은 다수 미디어들을 모아 놓고 박기덕 대표 입을 통해 “(영풍은 언급도 없이, MBK와) 대타협을 위한 대화의 시작을 제안했다”며 “대화와 타협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있어야 가능한데, 최 회장은 오너십의 과반에 육박하는 대주주를 그동안 살뜰히도 무시해왔다. 특히, 영풍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K를 ‘투기세력’으로 또 ‘중국자본’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막대한 선전비까지 퍼부으며 장장 4개월여에 걸쳐 정성스럽게 음해 공작해 오던 최 회장이 돌연 회심이라도 한 것이냐”며 “게임의 룰 따위 무시하고 손에 잡히는 게 뭐든 휘두르고, 상대를 피투성이로 만든 후 ‘나 원래 그런 사람 아니야’라며 태연히 구는 소시오패스 연기라도 하는 것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스스로 벌인 일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생각이 없다면, 또 그동안 1대주주를 무시하며 벌인 만행들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할 마음이 없다면 어떠한 타협도 기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안의 진실은 드러날 것이고, 고려아연의 1대 주주로서 경영대리인의 전횡으로부터 회사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결심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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