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음반 판매 ‘1억장 시대’를 열었던 케이팝 시장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해 케이팝 총 음반 판매량이 무려 17.4%나 줄어들면서 1억장 신화가 한 해 만에 막을 내리자 사실상 ‘반짝’ 호황이 아니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구 가온차트)가 집계한 2024년 총 앨범 판매량 및 수출량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음반 판매량은 9837만장으로 2023년(1억1908만장) 대비 17.4%나 감소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던 앨범 판매량이 꺾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2024년 상·하반기 앨범 판매량을 비교하며 하반기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1월~6월) 앨범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760만장 감소했고, 하반기(7월~12월)에는 1310만장 감소해 하반기 감소 폭이 더 컸다.
음반 판매량은 줄었지만, 수출량은 소폭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은 2억9183만7000달러(약 4238억원)로 전년도 2억9023만1000달러(약 4215억원)보다 0.55% 늘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음반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9년 7459만4000달러(1083억원), 2020년 1억3620만1000달러(1977억원), 2021년 2억2085만달러(3205억원), 2022년 2억3138만9000달러(3358억원) 등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분기점으로 급증했는데 작년의 경우, 증가 폭이 매우 미미해 사실상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음반 판매량 리뷰를 통해 “앨범 판매 감소량의 상당 부분이 일부 최상위권 가수들에 몰려있고, 걸그룹 앨범 판매 감소량이 전년 대비 –6.1%에 그치며 선방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케이팝 산업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에 따른 앨범 판매량 감소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올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앞서 케이팝을 이끈 대형 그룹의 완전체 컴백에 거는 기대도 크다. 완전체 활동을 멈춘 지금까지도 해외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올해 전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고, 멤버들이 회사를 떠나 개별 활동에 나섰던 블랙핑크도 완전체로 컴백하고 월드투어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블랙핑크는 개별 활동 직전 월드투어로만 3000억원의 티켓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최근 기획사들이 새로운 케이팝을 이끌 신인 그룹을 내놓고, 오디션에 돌입했다는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JYP는 지난달 20일 7인조 보이그룹 킥플립을 선보였고, SM은 8인조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오는 24일 데뷔시킨다. 하이브에서는 일본 레이블인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에서 현지화 그룹 ‘앤팀 동생 그룹’을 준비 중이며, 스타쉽도 ‘아이브 남동생 그룹’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공개 오디션을 치렀다. YG 역시 케이팝 원석을 찾기 위한 2월 전국 투어 오디션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