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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 영화의 역할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입력 2025.02.08 14:00 수정 2025.02.08 14:00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히트맨2

영화 ‘히트맨2’가 하루 만에 하정우 주연의 영화 ‘브로큰’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되찾았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는 2020년 공개돼 240만 관객을 동원한 ‘히트맨’의 후속작으로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등이 다시 출연했고 최원섭 감독이 또 한번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누리면서 211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과거 국정원의 전설적인 히트맨인 준(권상우 분)은 욱해서 그린 웹툰 ‘암살요원 준’으로 성공작가가 된다. 그러나 시즌2 연재 시작과 동시에 뇌절작가로 전락하고 망작이 된 시즌2는 오히려 준을 노리는 글로벌한 악당들의 내한 열풍을 일으킨다. 준은 신작 웹툰을 그리는 데에 몰두하지만 그의 웹툰을 모방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정원은 준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이 사건은 준에게 원한 갖고 있던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 피에르 장(김성오 분)의 소행이었다. 국가기관의 살인병기로 길러진 준이 다시 위기를 극복하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운다. 영화는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짙은 매체다. 영화 ‘히트맨2’는 코미디를 주력으로 한 작품이다. 길었던 설 연휴 기간, 개봉 시기를 맞춘 것도 온 가족이 모여 즐겁게 웃으며 관람할 수 있도록 한 이유다. 사람마다 웃음의 코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두드러지게 갈릴 수도 있다. 하지만 ‘히트맨2’는 코미디 영화의 목적인 엔터테인먼트 즉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것을 확실한 방향으로 삼고 있다. 전편의 흥행에 이어 만들어진 후속작 ‘히트맨2’를 볼 때, 절대 영화를 깊게 이해하고 분석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할 필요가 있다. 웃음이란 편안하고 여유있는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배급사의 홍보 및 마케팅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영화는 만드는 것 즉 제작도 중요하지만 배급과 홍보 및 마케팅 또한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홍보 및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관객과 만날 수 없다면 특히 상업영화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배급사와 홍보사가 담당한다.


이 영화의 배급 및 홍보를 바이포엠 스튜디오가 맡았다. 그동안 설연휴에는 국내 4대 배급사들이 점령해 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최근 영화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포엠은 지난 해 12월 개봉한 영화 ‘소방관’도 홍보와 마켓팅의 성공으로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음주운전을 한 곽도원과 오래된 창고영화라는 리스크를 안고도 380만 관객을 동원했던 것이다. 이번 작품 역시 부족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관객 211만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배급과 홍보마케팅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


배우들이 작품을 살렸다. 코미디 영화는 극중 인물들의 연기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코믹 연기는 툭 건드렸을 때 반사적으로 나오는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가 관건이다. 슬랩스틱과 달리 서사를 지닌 코미디 장르는 더욱이 혼자 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따라서 액션 연기만큼이나 배우들의 연기 합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 코믹 연기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던진 대사와 개그, 그것을 받아치는 상대 배우의 연기와 센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노련한 정준호 배우의 연기, 그리고 그것을 받아치는 이이경과 권상우 배우의 합이 부족한 서사와 억지스러운 설정, 그리고 과한 리액션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정치적 혼란과 내수경기 침체로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한국 영화계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개봉작 중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 영화는 10여편에 불과하다. 극장의 관객 수는 점점 줄어들고 신규투자는 멈춘 상태다. 이런 가운데 영화 ‘히트맨2’는 힘든 현실을 잠시 잊고 영화를 보는 시간만이라도 웃음으로 행복한 시간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영화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되찾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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