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비상한 조치' 정확한 워딩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취지의 말씀 있던 걸로 기억"
"법령보다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군이 현실정치에 역할 하는 정도의 분위기로 이해"
"김용현에 '유의깊게 尹 잘 모셔라'·'그런 말씀 안 하도록 모시는 게 부하 도리' 당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3월 말∼4월 초 윤 대통령이 삼청동 안가 만찬 자리에서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당시 "(윤 대통령에)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증언했다.
신 실장은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국회 측 서상범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당시 정상적인 정치로 가기 어려워졌다며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냐'고 묻자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진 않지만, 그런 취지의 말씀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법령보다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군이 현실정치에 역할을 하는 것 정도의 분위기로 이해했다"며 "계엄까지는 생각은 못 했고 어떤 경우든 적절치 않다고 의견을 피력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말∼4월 초 삼청동 안가 식사 모임은 윤 대통령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 실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모인 가운데 시국을 걱정하며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 나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군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모임이다.
신 실장은 김 전 장관을 통해 비상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도 진술했다.
신 실장은 또 만찬을 마치고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과 차를 마시면서 김 전 장관에게 "유의깊게 대통령을 잘 모셔라. 그런 말씀을 혹시라도 안 하도록 대통령을 잘 모시는 게 부하된 우리의 도리다"고 당부했다고도 증언했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비상조치를 절대 반대한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냐는 질문에는 "경호처장에게 말씀을 전해달라는 뜻으로 그런 표현을 썼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별도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는 저에게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보고 아주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 얘기할까 봐 대통령의 인간관계를 잘 아는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에게 당부를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