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2.9% 상승 추정…컨센서스 부합 여부가 관건
트럼프 관세 정책, 협상 카드라는 해석에 인플레 둔화 낙관론
실제 발표 결과 금리 인하 기대감 떨어뜨릴 경우 하방 압력↑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본격화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추정치(컨센서스)를 상회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춰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 중순까지 미국 실물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며 단기 변동성에 주의해야한단 관측이 나온다. 이달 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를 이미 소화한 가운데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미 1월 CPI 부합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 1월 CPI가 전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기준으로 1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근원(Core) CPI는 3.1% 상승이 점쳐진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2024년 12월 미 CPI는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헤드라인 CPI 전년 대비 2.9% 올라 기대에 부합했고 근원 CPI는 3.2% 올라 추정치(3.3%)를 밑돌았다. 코스피는 12월 CPI 발표 다음날인 1월16일 당시 전일 대비 1.23%(30.93) 올라 4거래일 만에 2500선(2527.49)을 회복한 바 있다.
이번 CPI 발표를 앞두고 증시는 경계심리보다 낙관론을 반영했다. CPI가 전월 수준으로 추정되며 물가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협상카드로 활용되고 있어 실제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단행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에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코스피는 전월 대비 0.71%(17.78포인트) 오른 2549.05로 마감하며 되레 강세를 보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는 일종의 협상 카드로 인식되는 흐름”이라며 “시장은 추가 관세 부과 소식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1월 CPI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경우 인플레 둘러싼 낙관론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며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떨어뜨려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정책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글로벌 IB들은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올해 미국의 금리인하 횟수가 0~1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총 2회 금리 인하가 제시됐으나 기대치가 낮아진 셈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협상용 카드로 쓰이고, 실제로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의 기조를 바꾸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시작된 인하 사이클 경로에 부담을 충분히 부여 할 수 있는데 12월 FOMC 당시 전망에 트럼프 정책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향후 물가 상방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