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47.2%…지표 모두 개선
강남권 알짜매물…감정가 대비 높은 금액 낙찰
토허제 해제에도 강남 경매물건 강세 지속 전망
매수 심리 위축으로 경매시장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강남권 알짜 물건은 감정가 대비 높은 금액에 낙찰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똘똘한 한 채’ 기조가 강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가 강남권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 매매시장으로 수요가 일부 옮겨가겠지만 전반적인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7.2%로 한 달 전 대비 7.4%포인트(p)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같은 기간 91.8%에서 93.3%로 1.5%p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0명으로 한 달 전보다 0.4명 증가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 강화, 탄핵 정국으로 인한 혼란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얼어붙었던 경매시장이 올해 들어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여왔다.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새 주인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감정가 40억2000만원의 102%인 41억1906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60㎡는 감정가 19억2800만원 대비 108%인 20억7911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2차 전용 244㎡는 감정가 87억5000만원의 110% 수준인 96억5131만원에 낙찰됐다.
재건축 예정 단지들이 밀집한 강남권 위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집값 선행지표인 경매시장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2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0.02%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송파(0.14%)·서초(0.11%)·강남(0.08%) 등 강남권 위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시행되는 등 추가 규제가 예고된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공급 부족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여윳돈을 가진 수요자들이 시세 대비 저렴한 알짜 물건으로 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됨에 따라 경매시장에 머물던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일부 발길을 옮길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시는 앞서 12일 제 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이로 인해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이 규제에서 풀리게 됐다.
다만 매매시장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강남권 경매물건 강세는 지속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지역의 경우 매도 호가도 이미 많이 올라간 상태”라며 “호가가 올라가면 향후 주변 지역으로도 그 가격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은 토허제로 인해 강남권 경매 낙찰가가 시세보다 좀 더 높았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런 부분은 사라질 것”이라며 “매매시장에서 매입이 가능하니 고가 낙찰 비중은 줄어들 수 있으나 전반적인 가격 상승에 따른 낙찰가율 상승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은 토허제가 해제됐지만 아직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지역은 규제가 존재한다”며 “이들 단지 중 재건축 예정 단지에서 나오는 경매물건은 계속해서 고가 낙찰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만큼 강남권 경매지표가 꺾일 요인은 없는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