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 13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을 만났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의 틈새를 노려 서방과의 관계개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과 래미 장관은 이날 런던에서 중·영의 전략적 대화를 재개하고 두 나라 간 경제협력과 우크라이나전 등 국제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중·영 전략적 대화는 지난 2018년 7월 제러미 헌트 당시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왕 부장과 회동한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영국은 전임 보수당 정부 시절 인권, 간첩 의혹 문제 등으로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출범한 노동당 정부에서 경제적 실용성을 내세워 중국과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두 나라 외교수장 간 대화 장소에 들러 왕 부장에게 일관되고 존중하는 관계를 구축하려는 의향을 강조했고, 견해차가 있는 분야에 관해 솔직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의 방문은 영국 측이 이번 대화를 중시한다는 신호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왕 부장은 래미 장관과 회담하기에 앞서 보호무역주의 등이 확산하는 국제 상황에서 두 나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영국이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모두에게 유리한 협력과 논쟁적인 현안에 정치적 해법을 촉진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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