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체포조 명단' 메모 진술 번복 논란…홍장원 전 국장원 1차장 [뉴스속인물]


입력 2025.02.22 03:55 수정 2025.02.22 06:00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홍장원, 지난 4일 尹탄핵심판 증인 출석해 '체포조 명단' 언급…"원장 공관서 여인형과 통화 후 메모"

'체포조 명단' 메모에 적힌 인사 인원수 변동 및 메모 작성 장소 혼동에 증언 관련 신빙성 문제 제기

국민의힘 "홍장원 거짓말에 전국민 속아…핵심부분서 진술 계속 바뀌고 사실과 다른 부분 드러나"

尹 "홍장원, 저와 통화한 걸 대통령 체포 지시와 연결해 내란·탄핵 공작…격려 차원에서 전화한 것"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제시했던 '체포조 명단' 메모를 두고 진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메모 속 체포 대상자 인원수가 달라지고, 당시 메모를 작성한 장소를 혼동하면서 홍 전 차장 증언에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관련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의 공관으로 찾아간 상황에서 밤 10시 53분에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시 58분과 11시 6분에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가 이어졌고 홍 전 차장은 "당시 국정원장 관사 입구에 있는 공터였기 때문에 서서 메모지에 (체포조 명단을) 적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증언은 윤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로 꼽혔지만, 조태용 국정원장은 13일 열린 8차 변론에서 홍 전 차장과 어긋나는 진술을 하면서 메모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었다. 조 원장은 '체포조 명단' 메모는 총 네 종류가 있으며, 메모 작성 시간에 홍 전 차장은 원장 공관 앞이 아닌 국정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며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의 메모는 총 4가지 종류가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으면서 홍 전 차장 본인이 작성한 포스트잇 메모 ▲보좌관이 정서한 메모 ▲홍 전 차장의 요구에 보좌관이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메모 ▲ 가필한 메모 등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20일 홍 전 차장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공세를 폈다. 이들은 "홍 전 차장의 거짓말에 전국민이 속았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와 내란몰이가 애초부터 한 사람의 거짓말로 시작됐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의 진술은 핵심적인 부분에서 계속 바뀌어왔다"면서 "바뀐 진술조차 사실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의심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전 차장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의 핵심 증거인 '체포명단' 작성 과정에 대해 여러차례 진술을 번복했지만, 이마저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이번에 국정원 CCTV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미 많은 국민께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내용을 정리해서 기록한 메모.ⓒ연합뉴스

홍 전 차장은 같은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체포조 명단'을 메모로 남긴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이지만 방첩사에서 비상계엄 기간에 왜 이런 사람들을 체포하려고 했는지 궁금증이 있었다"며 "명단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고 해서 나름대로 메모해서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좌관에게 정서시킨 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혼자 썼다면 누가 믿었겠느냐"라며 "정보기관 특성상 뭘 들으면 메모하거나 기록하는 게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체포조 명단 인원수가 14, 16 등 여러개가 적힌 것에 대해서는 "처음 들을 때 12명의 명단을 정확히 기억했고, 2명은 들었는데 잘 기억은 못했다. 한두명이 더 있었던 것 같아서 16명으로 적었다"고 해명했다. 메모 작성 장소를 혼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원장 관저는 사무실에서 3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며 "어차피 통화 내역으로 시간은 확인되고, 사무실에서 관저까지 그 짧은 거리에서 통화가 이뤄졌다면 장소가 어디였더라도 크게 논란이 안 되지 않느냐"라고 맞섰다.


이에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신문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는 것과 연결해서 내란과 탄핵 공작을 했다는 게 문제"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체포 지원 요청을 받을 당시 '미친 X인가'라고 생각했다는 진술도 인용했다. 윤 대통령은 "뭘 잘 모르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서 '에이, 미친X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라고 생각했다면서 메모를 만들어서 갖고 있다가 12월 5일 사표 내고, 6일에 해임되니까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고 엮어낸 게 이 메모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홍 전 차장에게) 격려 차원에서 전화한 것"이라며 "'홍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하고 육사 선후배잖아'라고 말한 게 제일 중요한 얘기인데, 아까 그 얘기를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간첩을 많이 잡아넣기 위해서 정보를 경찰만 주지 말고 방첩사에도 주고 지원하라고 한 얘기를 목적어 없는 체포 지시로 (만들었다)"며 "이걸 엮어서 대통령의 체포지시로 만들어냈다는 게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홍 전 차장은 1964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이후 보스턴대학교 대학원, 런던대학교 대학원에서 각각 국제관계학, 전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87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육군 보병 소위로 임관해 임관 5년 차인 1992년 대위로 전역한 뒤 국가안전기획부로 적을 옮겼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 비서실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현 정부 들어 국정원장 대북특보로 임명된 후 국정원 2인자인 1차장으로 복귀했다.

'뉴스속인물'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